☞선정을 베풀었던 최치원이 다섯그루의 나무를 심었다해 '오송'

☞최치원 마을에서 관리의 숙소인 '원'이 생기면서 '조치원'으로

청주시 흥덕구 오소읍사무소 이정표 뒤로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사무소 이정표 뒤로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삼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세종시의 배후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이다.

청주시 오송읍은 여·야 청주시장 예비후보와 충북지사후보를 가릴 것 없이 개발계획을 내놔 앞으로 발전 기대감이 그 어느 곳보다 높은 곳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3선 도전에 나선 이시종 충북지사는 KTX오송역을 유라시아 진출기지, 남북통일의 진입로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같은당의 유력 청주시장예비후보인 한범덕 전 청주시장은 오송이 미호천 서부축개발의 중심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같은당의 정정순 예비후보도 관이 주도해 민관이 함께하는 오송역세권 개발과 호남과 경부고속철의 유일한 분기역인 KTX오송역에 복합환승센터 설치를 약속하기도 했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국회분원’ 오송 유치를 공약했다.

오송읍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의료계열 6대 국책기관과 기업들이 둥지를 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이자 세종시 관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송은 세종시 조치원읍과 함께 ‘신행정수도 완성’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는 세종시에 인접해 있다.

이 두 지역은 세종시와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하면서 세종시의 관문역할을 하는 교통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교통의 중심지가 신라 말의 대학자인 최치원과 관련이 있다는 전설이 동시에 전해져 눈길을 끈다.

오송이란 명칭이 붙여진 것은 이곳에 커다란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있어서였다고 전해진다.

신라말 최치원이 난세에 절망하고 각처를 유람하다 이곳에 머물러 후학을 가르치면서 오행설에 심취해 다섯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고려초 강감찬 장군은 평소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강력한 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충청도에 가면 가히 병사를 키울 만 한 곳이 있으니 그곳에서 5년 동안 조련하면 정기를 받아 강한 군사를 얻을 것”이라 했다.

그 노인이 다름 아니 최치원이었다고 한다.

강 장군은 이곳에서 군사와 말을 훈련시켜 거란의 외침을 귀주에서 대파함으로써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은 이곳 ‘오송’이 사람에게 기를 넣어줘 건강하게 해 주는 곳으로 알게 됐다.

오송 인근에 지금은 세종시로 바뀌어 버린 조치원읍이 있다. 오송역과는 5분 거리에 위치한 조치원읍의 조치원역 또한 교통의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

이 조치원의 이름도 신라 말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설화가 있다. 최치원이 뜻을 펼치고자 당나라에서 고국인 신라에 귀국했지만 조정에 중용되지 못하고 변방을 전전하게 됐다.

조치원읍은 당시 최치원의 부임지 중 하나였다. 최치원이 부임해 수리시설을 설치하고 농사일을 가르치는 등 각종 선정을 베풀어 이 지역 주민들이 최치원의 마을로 불렀다고 한다.

이후 이곳에 관리들의 숙소인 원(院)이 생기면서 최치원이란 마을 이름은 최(崔)가 조(鳥)로 바뀐 '조치원(鳥致院)'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송읍과 조치원이 최치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역사적 근거는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이곳 주민들이 선정을 베풀었던 최치원과 같은 목민관(牧民官)이 나와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고받은 이야기가 설화로 전해지지 않나 생각된다.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사진)은 청주 문의에서 태어나 충북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법학 석·박사를 이수했다. 어릴 때부터 역사와 여행을 좋아했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입사,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지역의 문화와 지명에 관심을 갖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명속의 역사산책(디자인 신화)’이란 저서를 펴냈다.

저작권자 © 충북메이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