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흥덕구의 행정명칭은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에서 유래됐다. 흥덕사에 인접한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세워진 직지 유네스코 등재 기념비.
청주시 흥덕구의 행정명칭은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에서 유래됐다. 흥덕사에 인접한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세워진 직지 유네스코 등재 기념비.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남북평화협정 체결과 개성공단경협재개 등에 대한 길이 열리면서 충북에서 다시금 조명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에서 유래된 흥덕구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이틀여 앞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청주의 자랑 ‘직지’처럼 북한에는 우리나라 전통무예 훈련 종합해설서인 무예도보통지가 유네스코에 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며 학술교류 추진 의사를 밝혔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정조 때 간행된 우리나라 전통무예 훈련 종합해설서이다. 직지가 청주의 자랑이라면 무예도보통지 역시 북한의 자랑이다.

이런 우리의 자랑이 남북학술교류의 물꼬를 트게 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 직지가 남북문화학술교류의 ‘불쏘시개’로 떠오르면서 새삼 조명 받는 곳이 있다. 직지가 인쇄된 흥덕사, 그리고 흥덕사에서 유래된 행정구역상 지명이름 흥덕구이다. 흥덕구 운천·신봉동 일원은 직지문화특구조성과 도심활력사업 일환으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14년 7월 1일 청주시와 청원군이 행정구역을 통합하면서도 지명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흥덕구의 이러한 역사적 가치 때문은 아니었는지 사료된다.

흥덕구의 명칭은 직지를 발간한 흥덕사에서 유래됐다. 흥덕사의 창건연대나 창건한 사람은 알 수 없지만 1377년 고려 우왕 3년에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비롯해 ‘자비도량참법집해’ 등을 금속활자로 간행해 낸 우리나라 금속활자 인쇄술의 중흥지로 알려지고 있다.

보물 1653호로 지정된 자비도량참법집해는 직지를 찍은 금속활자인 흥덕사자(興德寺字)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초판을 저본으로 번각한 목판본 책으로 간접적이나마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의 계통을 보여주는 자료다. 또 불교학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헌적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직지가 흥덕사에서 간행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2017년 12월 6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개최된 39차 총회에서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분원의 청주유치가 확정되면서 흥덕구는 직지의 요람으로 세계 금속활자 인쇄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직지는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찍어낸 최초의 성경책보다 73년이나 앞서니 흥덕사와 흥덕구의 위상이 곧 직지의 위상과 직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직지는 1967년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의 사서로 근무하던 고 박병선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돼 국내에 알려진 이후 아직도 한국 정부에 반환되지 않고 있다.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사진)은 청주 문의에서 태어나 충북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법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역사와 여행을 좋아했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입사,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지역의 문화와 지명에 관심을 갖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명속의 역사산책(디자인 신화)’이란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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