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종 청주산남동주민센터 주민복지팀장
이상종 청주산남동주민센터 주민복지팀장

저금통에 조금 두께가 있는 홍보용 스티커를 붙일 일이 있었다. 둥글둥글한 면에 납작한 모양인 스티커를 붙여야 했기에 휘게 해서 붙여야 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스티커가 떨어졌다.

면이 둥그런 곳에 무엇을 붙이려 한다면 같이 둥글게 맞춰야 했었다. 둥근 면에 맞추지 않은 반반한 스티커는 일정 정도는 접착제 힘으로 버텼지만 언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이 없는 상태에서 스티커의 원래 반반함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작용한 것이다. 원상복귀의 힘이다. 복원력이다.

다른 경우지만 원상복귀라는 말은 가끔 주변에서 보기도 한다. 주인이 있는 땅을 주인 허락 없이 작물을 경작했을 때도 ‘원상복귀 하시오’라는 경고 팻말이 세워져 있다. 또 어디 가도 차가 많아져 주차할 때 ‘문콕’을 했거나 범퍼를 긁어서 원상복귀를 해 줘야 할 때도 있다. 의도를 가졌던 본의 아니게 그랬든 간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피해와 보상의 정도도 상상 이상으로 클 수도 있다.

어떤 물체든 본래의 성질과 모습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려는 힘이 작용한다. 또한 그것을 훼손하거나 바꾸려는 힘이 가해지면 복귀하려고 반작용한다. 평소는 유지하려고 하는 힘이 작용하고 방해하는 힘에 대해선 돌아가려 하는 반작용의 힘이 작용하는 것이다.

스티커 접착제는 붙어 있으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하려는 힘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노화나 쇠퇴가 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또 틈이 생기면 그사이를 비집고 스며드는 공기와 이물질로 인해 접착력은 더 빨리 약해진다. 붙어 있고자 하는 접착력은 결국 주변의 영향도 받기도 하고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 펼쳐지고 싶은 힘에 두 손을 들게 된다.

힘이 더 있는 것이 이기는 ‘힘의 우위’의 원칙일 수도 있고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오래 잘 붙어 있기를 바랐다면 스티커 두께를 더 얇게 해 복원력을 떨어뜨려야 했다. 아니면 강력한 접착제를 사용해 복원력을 억제하거나 구멍을 뚫고 묶어 복원력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처음부터 자리를 잘못 잡았음에도 어설피 접착제를 핑계 삼아 의지하며 과신했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또 원상복귀의 힘을 쉽게 보았으며 결국 잘 안 되리라는 것을 알고도 밀어붙였다.

순리와 자연스러움을 역행하려는 작용들은 결국 원상복귀의 힘인 반발력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또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피해가 나타나고 그 균형이 깨지면서 연쇄적 나비효과와 같이 걷잡을 수 없는 이상 ․ 교란현상의 폐해가 발생한다.

사람 사는 세상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순리를 따르면 늘 근심도 걱정도 없이 살 수 있다. 있어야 할 자리를 살피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헛된 것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찬찬히 살펴보면 다 제각기 제 위치가 있으며 원형보존에 대한 힘이 있다. 다 같이 잘 되기 위해서 서로서로 존중하고 과한 힘 자랑은 자제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자연의 섭리대로 살면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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