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구(西原區)는 옛 통일신라 때 설치한 9주 5소경 중 서원경이란 행정지명에서 유래됐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지방 행정 조직을 9개 권역으로 정비하고 아울러 5개 지역에 지금의 광역시급에 해당하는 소경(小京)을 뒀다. 사진은 현재의 청주시 서원구청.
서원구(西原區)는 옛 통일신라 때 설치한 9주 5소경 중 서원경이란 행정지명에서 유래됐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지방 행정 조직을 9개 권역으로 정비하고 아울러 5개 지역에 지금의 광역시급에 해당하는 소경(小京)을 뒀다. 사진은 현재의 청주시 서원구청.

청주시에는 4개의 구가 있다. 여기에 이번 6.13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정정순 예비후보가 다섯 번째 구인 일명 ‘청년특구’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어 한 때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상당구(上黨區)는 백제 때 청주의 옛 지명이고 흥덕구(興德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지(興德寺址, 사적 제315호)에서 유래된 지명이란 것을 지난 일곱 번째 연재에서 잠시 알아보기도 했다.

청원구(淸原區)는 고려 때 이후 불리어 온 청주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 서원구(西原區)는 옛 통일신라 때 청주의 옛 지명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청주 4개 구 지명은 각각 나름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지명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삼국을 통일 한 통일신라에서 유래된 청주시 행정구역상의 지명 서원구에 대해 이번에 알아보고자 한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뒤 전국에 9주 5소경(九州五小京)을 설치, 지방 행정 조직을 9개 권역으로 정비하고 아울러 5개 지역에 지금의 광역시급에 해당하는 소경(小京)을 뒀다.

소경제도는 신라의 수도 경주가 한반도의 동남쪽에 치우쳐 있어서 확대된 영역을 통치하기가 불편해 수도 외에 가야(加耶)의 본거지와 백제, 고구려의 옛 땅에 모두 다섯 개의 소경을 둬 통치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설치했다.

지금의 김해지역에 금관경(金官京), 남원시 지역에 남원경(南原京), 충주시 지역에 중원경(中原京), 원주시 지역에 북원경(北原京)을 설치했고, 청주에 서원경(西原京)을 뒀다.

이때 설치한 ‘5소경 제도’의 행정명칭이 현재의 지명으로도 일부 남아 전해지고 있다. 신라는 5소경에 중앙 귀족의 자제나 호민(豪民), 그리고 여러 주군(州郡)의 민호(民戶)를 강제로 이주시켜서 지방 세력을 견제하려 했다.

소경에는 사신(仕臣)이란 장관이 있어 이를 다스렸다. 특히 우리 청주 지역의 서원경에 대해선 일본 나라(奈良) 시에 있는 동대사(東大寺·도다이지)의 정창원(正倉院·쇼소인)에 보관돼 있는 통일신라 문서인 ‘신라촌락문서’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문서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서원경(西原京) 지방의 촌락 실태를 담은 문서로써 그 당시(815년으로 추정) 청주 부근 사해점촌(沙害漸村), 살하지촌(薩下知村) 등 4개 촌락의 이름이 나타나 있고 촌락의 호구와 전 ‧ 답, 과실나무와 가축의 수효는 물론 전체 인구가 460명이고 노비는 28명이라는 등 당시 사회상을 알려주는 소중한 내용이 담겼다.

이 신라촌락문서는 청주의 고대 지명을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서원구는 충북대학교와 서원대학교, 청주교육대학교 등 중요 교육기관이 위치해 있고 법원, 검찰 등 행정기관이 위치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교육‧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지리적 여건으로 개발이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모충동에 ‘청주 모충2주거환경개선사업’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고, 서원구 현도면 일원에 청주현도산업단지가 올해 말 착공 예정이어서 ‘서원구’ 발전에 새로운 활력요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사진)은 청주 문의에서 태어나 충북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법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역사와 여행을 좋아했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입사,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지역의 문화와 지명에 관심을 갖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명속의 역사산책(디자인 신화)’이란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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