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은 우리말에서 서로 마음이 맞는 단짝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짝짜꿍은 서로 한 짝인 양손을 하나로 맞춰 조화를 이룰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짝짜꿍을 배우고 나서 한뫼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과 몸짓을 나누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조금 지나자 짝짜꿍이란 말만 해도 손뼉을 쳐다. 자신의 행동과 낱말을 연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해오름출판기획]
‘짝꿍’은 우리말에서 서로 마음이 맞는 단짝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짝짜꿍은 서로 한 짝인 양손을 하나로 맞춰 조화를 이룰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짝짜꿍을 배우고 나서 한뫼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과 몸짓을 나누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조금 지나자 짝짜꿍이란 말만 해도 손뼉을 쳐다. 자신의 행동과 낱말을 연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해오름출판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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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놀이하고 일할 때 손을 많이 사용했지만 내가 사람의 손과 그 쓰임에 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기를 가르치면서였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고 예쁜 아기 손과 앙증맞은 손놀림에 눈길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10주 정도가 되면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질 수 있고 4개월쯤이 되면 열 가지 몸짓이 가능하다고 한다.

발차기, 목 돌리기, 발 구르기, 손을 입으로 가져가기를 할 수 있다는데 막상 태어나서는 왜 그런 몸짓을 보여주지 못할까?

한뫼와 솔뫼도 생후 2개월까지는 무엇을 스스로 쥐지 못했고, 누가 손에 무엇을 쥐어줘야 자동적으로 손가락을 오므리는 반사 행동만 했다.

인류 진화 초기에는 그러한 반사 행동이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어미를 따라서 이동하거나 천적을 피할 때 어미 몸에 난 털을 강하게 잡는 반사 행동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2개월이 지나자 한뫼와 솔뫼는 손을 갖고 놀았다. 가장 먼저 한 손짓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서 입술과 혀로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4~5개월이 지나자 물건을 집어 들고 입으로 가져갔다. 어떤 때는 자기 손가락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게 뭔가?’ 관찰하는 느낌이었다. 내게는 아기가 자신의 몸을 관찰하는 최초의 순간으로 느껴졌다.

6개월이 되자 손을 뻗어서 물건을 잡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양 손 어느 쪽으로나 물건을 잡을 수 있었고 잡은 물건을 다른 손으로 옮기기도 했다. 목표물과 손을 동시에 보고 조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뫼가 두 손을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걸 보고 아내가 말했다. “여보, 얘가 이제 짝짜꿍할 때가 되었나 봐.”

처음에는 한뫼를 내 무릎 위에 앉혀놓고 양손을 잡은 상태에서 짝짜꿍을 시켰다. 큰 방석으로 등을 받쳐서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됐을 때 한뫼 앞에서 짝짜꿍을 하면서 놀이 세계로 초대했다.

솔뫼를 기를 때는 좀 더 세심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짝짜꿍을 시도해 봤다. 솔뫼 앞에서 엄마, 아빠가 서로 마주 보고 짝짜꿍을 하면서 거울 반응을 끌어내려고 한 것이다. 솔뫼는 더 빨리 짝짜꿍을 배웠다.

짝짜꿍은 우리가 손뼉을 칠 때 ‘짝짝’ 친다는 말과 ‘쿵’이 결합돼 만들어진 말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리를 흉내 내는 말로 보는 것인데 내 생각에 ‘짝’과 ‘짜꿍’이 결합된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 말에서 짝이 쓰이는 것을 살펴보면 짝두름, 짝쇠, 짝춤 등이 있다. 짝두름은 전라 우도 농악에서 상쇠와 장고잽이가 마주서서 치는 것을 말한다. 장단을 주고받는 것이다.

‘짝꿍’은 우리말에서 서로 마음이 맞는 단짝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짝짜꿍은 서로 한 짝인 양손을 하나로 맞춰 조화를 이룰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짝짜꿍을 배우고 나서 한뫼는 다른 사람들과 마음과 몸짓을 나누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조금 지나자 짝짜꿍이란 말만 해도 손뼉을 쳐다. 자신의 행동과 낱말을 연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짝짜꿍이란 낱말과 자진모리장단을 바탕으로 우리 가족은 같이 보고 느끼고 같은 몸짓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깊고 두텁게 이을 수 있었다.


문재현 마을배움길연구소장
문재현 마을배움길연구소장

▷문재현(사진)은 청주에서 태어나 마을배움길연구소장으로 ‘왕따 예방 프로그램인 평화샘 프로젝트 책임연구원’도 맡고 있다. 새로운 학문,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탐색 중이다. 두 아이를 기르면서 아기 어르는 소리와 자장가를 복원하고 공동육아 등 유치원 교사들과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의 토대를 만들었다. 별자리 인류의 이야기 주머니, 우리 강산 가슴에 담고, 원흥이 방죽 두꺼비, 학교 폭력 멈춰, 아이들을 살리는 동네, 마을에 배움의 길이 있다 등 다수의 저술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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