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잼은 아기가 양손을 동시에 오므렸다 폈다를 되풀이하는 몸짓인데 각 지역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충북 청주와 괴산, 보은에서는 ‘잼잼 잼’이라 하고, 경기도 양주시 수동면에선 ‘쥐암쥐암쥐암’이라 한다.
잼잼은 아기가 양손을 동시에 오므렸다 폈다를 되풀이하는 몸짓인데 각 지역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충북 청주와 괴산, 보은에서는 ‘잼잼 잼’이라 하고, 경기도 양주시 수동면에선 ‘쥐암쥐암쥐암’이라 한다.

잼잼 잼/ 엄마 따라 잼잼/ 아빠 따라 잼잼/ 고사리 손이 잼잼/ 쥐었다 폈다 잼잼/ 잼잼 잼

짝짜궁을 하면서 솔뫼의 손놀림이 점점 세밀해졌다. 실험정신도 강해졌다. 두 손으로 물건을 잡고 얼굴 가까이로 가져가는 행동을 되풀이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물건을 집으면 계속 땅으로 떨어뜨렸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던지는 듯한 몸짓도 나타났다. 이러한 몸짓은 손가락과 손바닥 전체를 이용해서 물건을 잡는 움켜쥐기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정교해진다.

움켜쥐기는 인류 진화 초기에 생존을 위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천 전곡리 주먹도끼에서 알 수 있듯 호모 에렉투스 단계에서 나타난 주먹도끼의 손잡이 부분이 둥근 것은 움켜쥐기 편한 도구의 발달을 엿볼 수 있다.

도구를 쓰는 것은 공동체의 성장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원시적인 생활을 했던 부족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면 채집으로 얻은 음식은 가족끼리 나눠먹지만 사냥으로 얻은 음식은 무리(부족)와 나눠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도구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산모나 아기,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해서 잡은 짐승을 부위별로 자르고 떼어내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다.

5~6개월이 되자 솔뫼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의 손바닥을 이용해 눈앞에 있는 물건을 잡으려 했고, 다시 한두 달이 지나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가운데손가락을 이용해서 물건을 살짝 쥐었다.

살짝 쥐기는 섬세한 조작 활동의 전제가 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병마개를 딸 때 어떻게 하는지 떠올려보자. 먼저 움켜쥐기를 통해 병마개를 돌리고 충분히 돌아서 빠질 정도가 되면 살짝 쥐기로 바뀐다.

살짝 쥐기를 통한 예술적 활동이나 섬세한 손놀림이 가능한 것이다. 신경생리학적으로 보면 쥐는 몸짓은 그것이 가능하도록 신경세포 간의 네트워크, 곧 시냅스가 엄청난 속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잼잼’을 해줬다. 사물을 갖고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보면서 거울 반응을 통한 상호작용 놀이로 발달을 부추겼던 것이다.

잼잼은 아기가 양손을 동시에 오므렸다 폈다를 되풀이하는 몸짓인데 각 지역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충북 청주와 괴산, 보은에서는 ‘잼잼 잼’이라 하고, 경기도 양주시 수동면에선 ‘쥐암쥐암쥐암’이라 한다.

전남과 전북에선 ‘좜좜좜’ 또는 ‘쥐암쥐암쥐암’, ‘죄암죄암죄암’으로 부른다. 경북 예천에선 ‘쪼막쪼막쪼막’이라 한다.

잼잼에 재미를 붙이자 솔뫼는 시도 때도 없이 잼잼을 했다. 물론 잼잼이 없었어도 솔뫼는 무엇을 잡고 놓는 몸짓을 익혔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나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익혔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물건이나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익히는 것과 잼잼 놀이를 하면서 그 긴을 익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잼잼 놀이에는 관계와 신명이 있기 때문이다.

한뫼와 솔뫼의 몸짓과 표정은 잼잼을 하기 전과 그 이후가 많이 달랐다. 아빠와 엄마를 보는 눈이 깊어졌고 똘똘해졌다. 자기감정도 다양하게 표현했고 아빠와 엄마의 표정과 몸짓을 관찰하면서 반응하는 속도도 더 빨라졌다. 그동안 느껴왔던 다양한 감각 경험을 더 빠르게 통합할 수 있는 힘이 신경계 안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현 마을배움길연구소장
문재현 마을배움길연구소장

▷문재현(사진)은 청주에서 태어나 마을배움길연구소장으로 ‘왕따 예방 프로그램인 평화샘 프로젝트 책임연구원’도 맡고 있다. 새로운 학문,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탐색 중이다. 두 아이를 기르면서 아기 어르는 소리와 자장가를 복원하고 공동육아 등 유치원 교사들과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의 토대를 만들었다. 별자리 인류의 이야기 주머니, 우리 강산 가슴에 담고, 원흥이 방죽 두꺼비, 학교 폭력 멈춰, 아이들을 살리는 동네, 마을에 배움의 길이 있다 등 다수의 저술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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