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오른쪽) 충북지사가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감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주승용(왼쪽) 의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이시종(오른쪽) 충북지사가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감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주승용(왼쪽) 의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주승용 의원
주승용 의원
강창일 의원.
강창일 의원.
김병관 의원.
김병관 의원.

[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호남출신 4선 의원인 주승용(바른미래당·전남 여수을) 의원이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감에서 KTX세종역 신설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주 의원은 지난 22일 세종시 국감에 이어 이날 충북도 국감에서도 충청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전 국민의 행정수도 접근성면에서 필요하다면 하루빨리 세종역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지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충청권의 이해관계보다 전 국민의 이용편의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창일(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 의원도 거들고 나섰다. 강 의원은 "현재 세종시의 인구가 31만명인데 앞으로 국회분원과 중앙부처가 추가적으로 내려오면 60만명으로 성장하는 행정수도가 될 것인데 상식적으로 KTX역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병관(더불어민주당·경기 성남분당구갑) 의원은 "세종역 신설 반대 논란이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충청권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상생 발전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인화(민주평화당·전남 광양곡성구례) 의원도 세종역 신설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오송역을 경유할 경우 충남 밑에 호남은 19㎞를 더 우회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 지사가 슬기로운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은희(바른미래당·광주 광산구을) 의원은 "정치적 합의와 정책으로 결정된 오송역에 세종역 신설논란이 맞물려 충북도민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만큼 이 지사가 의견을 적극 개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우(자유한국당·경기 포천시가평군) 의원은 "세종역 신설 반대는 충북만 하는 것이 맞냐"며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해찬 민주당대표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 지사의 입장은 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세종역 관문역으로서 오송역의 기능약화와 저속철 우려, 낮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신설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며 "지난 8일 충북도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런 의견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세종역 신설 때문에 충청권이 갈등 속에 빠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세종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니까 다른 지역에서 의견을 충분히 내지 못한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충북도당은 뒤늦게 “일고의 가치도 없는 희대의 망언”이라고 주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앞서 논평을 통해 국회 부의장인 주 의원 등 호남지역 의원들이 세종역에 대해 잇따라 찬성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정계 개편을 의식한 여당 대표의 지역구 사업 챙기기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내비쳤다.

실제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선 호남출신의 이춘희(더불어민주당·전북 고창) 세종시장과 세종시가 지역구인 7선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충청권 공조를 깨고 환황해권 발전계획을 추진하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는 공교롭게도 11명의 국회 행안위원들 중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 과반 이상(6명)이 호남과 충남·대전 출신이란 점에서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선 충북이 충청권 공조를 저버린 세종시 정치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세종시가 오송역과 20여㎞에 불과한 역간거리로 ‘저속철 논란’과 함께 사전타당성 조사가 나오지 않자 ‘호남지역에 치우친 KTX세종역 신설을 새롭게 추진하려 한다’는 얘기까지 전해지고 있어서다.

지역정가 한 인사는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강호축(X축) 계획이 자칫 세종역 신설의 명분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이미 주승용·김병관 의원은 오송역의 마이스산업육성과 강호축 수요 증가에 따른 교통 분산을 위한 세종역 신설 논리를 펴고 있어 이는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에 충북도는 세종역 관문역으로 조성한 오송역사 설립취지의 전국적 공감대 형성과 세종시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연계교통망 확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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