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는 10년도 되지 않아 교통량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가로수길’을 넓히자는 계획을 현실화 하면서 기존 왕복 4차선과 가로수가 서 있던 길가 변으로 양쪽 한 차선씩만 늘렸습니다. 이후 가로수 길은 늘어난 교통량의 대안도 되지 못하고 사실상 경관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청주시는 10년도 되지 않아 교통량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가로수길’을 넓히자는 계획을 현실화 하면서 기존 왕복 4차선과 가로수가 서 있던 길가 변으로 양쪽 한 차선씩만 늘렸습니다. 이후 가로수 길은 늘어난 교통량의 대안도 되지 못하고 사실상 경관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오늘도 거리에는 봄단장을 하는 가로수 가지치기가 한창입니다. 사람들이 머리 손질을 하듯 도심 속 가로수도 일 년에 한 번 묵은해의 광합성을 담당하던 새로운 가지들 손을 봅니다. 봄이 곧 오시겠네요.
오늘도 거리에는 봄단장을 하는 가로수 가지치기가 한창입니다. 사람들이 머리 손질을 하듯 도심 속 가로수도 일 년에 한 번 묵은해의 광합성을 담당하던 가지들 손을 봅니다. 봄이 곧 오시겠네요.
용암동은 청주시 첫 재개발 아파트단지로 왕복 8차선의 넓은 인도변 양쪽으로 가로수를 심었습니다. 그 이전 가로수들은 차변도로 한 줄로만 가로수를 심었으나 용암동은 갈지(之)자 형태 의 두 줄로 양버즘 가로수를 심고 차단녹지를 설치했습니다.
용암동은 청주시 첫 재개발 아파트단지로 왕복 8차선의 넓은 인도변 양쪽으로 가로수를 심었습니다. 그 이전 가로수들은 차변도로 한 줄로만 가로수를 심었으나 용암동은 갈지(之)자 형태 의 두 줄로 양버즘 가로수를 심고 차단녹지를 설치했습니다.

청주 진입로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은 2000년대 초반 산림청, 생명의 숲 국민운동, 유한 킴벌리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아름다운 숲 경연대회’의 거리 숲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곳입니다.

드라마 ‘모래시계’와 3영화 ‘만추’의 촬영지로 한때 청주사람들의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청주 쪽으로 들어오자마자 도열하듯 서있는 가로수는 하늘을 덮고 나무 터널 같은 풍광을 자랑하며 전국 아름다운 가로수길 만들기에 선구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청주시는 10년도 되지 않아 교통량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가로수길’을 넓히자는 계획을 현실화 하면서 기존 왕복 4차선과 가로수가 서 있던 길가 변으로 양쪽 한 차선씩만 늘렸습니다. 이후 가로수 길은 늘어난 교통량의 대안도 되지 못하고 사실상 경관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청주 가로수길을 이루고 있는 나무 플라타너스, 우리말로는 양버즘나무라고 합니다. 나무줄기가 얼룩져 마치 버즘이 핀 것 같다고 우리 이름으로 버즘나무라고 했는데 지금 청주의 가로수는 거의 대부분 양버즘나무입니다.

한 차선씩 도로를 확장하려니 가로수가 필요했고, 기존의 나무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년 이상씩 성장한 양버즘나무가 필요했던 거지요. 당시 청주시는 용암동 가로수를 그 대안으로 판단하고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용암동은 청주시 첫 재개발 아파트단지로 왕복 8차선의 넓은 인도변 양쪽으로 가로수를 심었습니다. 그 이전 가로수들은 차변도로 한 줄로만 가로수를 심었으나 용암동은 갈지(之)자 형태 의 두 줄로 양버즘 가로수를 심고 차단녹지를 설치했습니다.

이곳에는 큰키나무들과 작은 키 나무들을 섞어 식재한 후 다시 그 뒤편으로 차단벽을 설치하고 차단벽 안쪽으로 아파트를 짓습니다. 이후 청주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 대부분이 이 양식을 따라하게 되었습니다.

달리는 차량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음과 미세먼지의 비산을 1차적으로 양버즘나무 가로수가 막아내고 2차적으로는 차단녹지가 그리고 차단벽이 감당하는 형태입니다. 거기에 사람이 사는 곳에는 늘 발생하는 도시열을 가로수와 차단녹지가 식혀주며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 주는 역할까지 하는 구조죠.

당시 아파트가 지어진지 20년쯤 되어 가면서 비로소 가로수와 차단녹지의 덕을 보게 된 주민들로서는 양버즘나무의 이전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용암동 양버즘나무 가로수를 지키자는 주민들이 나서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청주시의 일방통행 가로수 정책에 반대운동을 조직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청주시는 가로수변경계획을 철회하고 인근동의 양버즘나무를 옮겨 심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주민들의 가로수 지키기의 성과는 이후 대농지구에 들어선 지웰시티의 단지 내 벚나무 식재로 이어집니다.

애당초 아파트 분양 광고물 사진에는 아파트단지내 커다란 벚꽃을 게재 했는데 막상 계약을 하고보니 이팝나무가 식재돼 있었던 겁니다. 입주자들은 분양당시 사진 속에 있는 벚나무로 변경을 요구하게 되었고 결국 벚나무로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일반 벚나무가 중간키에 옆으로 줄기가 자라는데 사진속의 벚나무는 크게 하늘로 치솟는 수형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밀식재배를 해서 하늘로 키가 자란 벚나무로 변경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는 곳의 가로수와 단지 내 나무들 역시 재산의 한 요소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한때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는 유행가가 유명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막상 종로에는 사과나무 가로수를 만들지 못했지만 당시 전국 1등 품질을 자랑하던 충주시에서 사과나무 가로수를 식재하게 됩니다.

사과의 고장임을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후 영동에는 감나무를, 미백복숭아 주산지로 알려진 음성군 감곡면에도 복숭아나무를 심었습니다. 유실수 가로수가 아니더라도 지역별 특색을 살리고 있는 가로수로는 전남 담양의 대나무 가로수길, 제주도 서귀포의 워싱턴야자수길 등이 있습니다.

2010년 이후 명품 가로수 길을 지역 랜드마크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가로수 길을 새롭게 조성하거나 지키자는 노력도 활발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로확장공사 당시 벌목의 위기에서도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지켜낸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경남 하동군의 왕벗나무 가로수길, 화개장터와 쌍계사 벚꽃거리, 충남 아산 현충사 진입로 은행나무 가로수길 등을 관광자원화 된 가로수 길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조류를 타고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이 엄선한 전국의 명품가로수 길은 60개 정도에 달하는데 이 자료에서도 청주진입로 가로수 길은 아예 빠져 있습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의 전체 가로수는 151종에 678만 그루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매년 22만 그루가 조성된 이후 2013년부터 증가하면서 2015년 한 해에만 42만 5000 그루를 조성했습니다. 우리나라 가로수의 종류로는 벚나무류가 21.5%로 가장 많고, 은행나무 14.8%, 이팝나무 6.5%, 느티나무 6.1%, 무궁화 5.3%, 배롱나무 5%, 양버즘나무 4.2%, 단풍나무 4.6% 순입니다.

이어 메타세콰이어, 곰솔, 백합나무, 동백, 소나무, 산수유 등이 최근 가로수로 식재되고 있습니다. 이 같이 가로수 식재량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길이 많이 생기는 것보다 기존 도로의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도 조금이나마 작은 키 나무들을 식재하는 차단녹지를 더 많이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가을이 되면 서울시의 가장 큰 민원중 하나가 은행나무 가로수의 고약한 냄새입니다. 구글 검색으로 확인된 2015년부터 2017년도 가로수관련 주민불만 보도건수 증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당장 은행나무 가로수를 없애 달라는 민원이 빗발쳐서 결국 서울시는 다양한 가로수 식재계획을 세우게 되었지요.

우리 주변에는 잎이 큰 양버즘나무가 많이 식재돼 있습니다. 이 나무는 워낙 성장속도가 빨라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이 제기 되었습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한때 녹지 담당부서에 제기된 민원의 44%가 간판가림이었을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때마다 방제를 해야 하고,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야 하는 일로 엄청난 행정력이 들어 부담이 됐습니다.

결국 새로운 종류의 가로수 대안이 필요했는데 성장속도가 느려야 하고, 잎은 작고 꽃은 오래 피어 있어야 하며 병충해와 거리오염에 강한 나무로 선정된 것이 이팝나무입니다. 2010년 이후 이팝나무 가로수는 급격히 증가해서 지금은 가로수 전체 수량 중 3위를 차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팝나무가 정착되고 사람들에게도 친숙해 질 즈음 지구온난화가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도시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감당하는 역할을 하는 잎 큰 나무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양버즘나무와 참나무류, 백합나무 등이 요즘 시대에 더 필요한 나무가 된 것입니다. 가로수 정책은 30년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선정되었다가 멀쩡한 나무가 벌목당하기 일쑤이니 말이죠.

가로수는 도로교통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제공합니다. 운전자의 시선유도와 명암순응 기능, 마주 오는 차량으로부터의 차광기능 외에도 차선을 이탈한 차의 충격을 완화시켜줍니다. 가로수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내는 경관개선 효과를 비롯해 더워지고 있는 도시의 열섬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광합성과정에서 증발시키는 수분을 방출해 습도유지를 해 주는 기능을 합니다. 이제 도시의 경쟁력을 논할 때 가로수는 관광 상품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 주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넘어 도시민을 지켜주는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가로수, 이름정도는 알아 두었으면 합니다. 이미 함께 살아가는 친구가 되어 있으니 말이죠. 오늘도 거리에는 봄단장을 하는 가로수 가지치기가 한창입니다. 사람들이 머리 손질을 하듯 도심 속 가로수도 일 년에 한 번 묵은해의 광합성을 담당하던 가지들을 손 보고 새가지를 맞이합니다. 봄이 곧 오시겠네요.


이광희 충북도의원
이광희 충북도의원

▷이광희 숲해설가·전 충북도의원은 성남고와 충북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 대학원에서 산림학과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한국청년연합회(KYC)공동대표와 민화협 청년위원장, 산남두꺼비마을신문 편집장,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이근식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 제 9대, 10대 재선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예비후보로 활약했다. 그의 저서로 '나는 지방의원이다', '이광희가 들려주는 우리 동네 풀꽃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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