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MTV]청주시민 50가족 미세먼지 저감 나무심기 행사
충북지역의 시민·노동·환경단체 50가족이 지난 7일 청주시 상당구 향정동(청주산단)에서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는 소나무와 백합나무, 팬지 꽃 등 수십 그루의 꽃·나무를 심는 행사를 가졌다.

[노트북을 열며=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기자]요새 충북에선 나무심기 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4월 5일 식목일이 있는 달인 이유도 있지만 미세먼지가 국가 재난사태에 준한 상황이 되자 그 해결책을 쉽게 찾지 못해 생각해 낸 것이 나무의 정화 능력을 믿어보자는 취지일 것입니다. 

원인을 찾아야 해답도 얻을 수 있는데 중국 발 미세먼지 영향이 몇%이니, 국내외 요인이 몇 대 몇이니 ‘갑론을박’ 하다가 외교 분쟁 만 빚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요인부터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나무심기는 역시나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인 자연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한 것입니다.

대기중 오염물질 정화능력이 탁월한 나무를 심어 세상을 푸르게 하자는 뜻일 것입니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도 지역의 4가지 현안 중 미세먼지 저감 공동노력 협의안을 포함시켜 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에 사무국을 두고 대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적 행보 냄새가 짙은 이 결정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 4월 5일 식목행사에 앞서 가진 간부회의에서 체육장(학교운동장) 넓이 기준에 초록 숲이나 화단을 포함시키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당부의 말에 더 신뢰가 갑니다.

그가 말하는 초록학교가 친일잔재 청산과 함께하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로 나타날지 기대가 큽니다.

더러는 아이들이 뛰어놀 학교운동장을 축소하는데 이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말한 것처럼 이미 학교운동장은 먼지만 날린 지 오래 됐습니다.

초미세먼지 나쁨이나 눈·비가 내리는 기상악화엔 여지없이 학교강당(다목적체육관)에서 체육활동을 하기 일쑤입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커다란 공기정화타워가 세워져 공기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이 같은 학교강당에서의 체육활동은 더욱 잦아질 것입니다.

우리 딸아이가 체육활동을 실제 하는 날과 이론수업만 하는 날을 놓고도 표정이 달라지는 것을 봤습니다. 뛰어놀고 싶은데 이론수업만 하는 것은 따분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시골 출신인 저도 우리 아이들이 흙냄새 맡으며 자연에서 뛰어놀기를 바라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최선이 가능한 그날을 위해 김 교육감이 말하는 초록학교 숲이 조성되길 희망해 봅니다. 늘 푸른 숲속 학교 그곳은 아이들이 자연과 숨 쉬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미세먼지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83-8 벌거숭이 완충녹지(시유지)에 나무심기 행사를 했습니다.

지역의 시민·노동·환경단체 50가족이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는 소나무와 백합나무, 팬지 꽃 등 수십 그루의 꽃·나무를 심는 상징적인 행사였습니다.

청주시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 조성 대신 ‘숨 쉴 권리’를 위해 나무를 심자는 행사였습니다.

이 곳 인근에는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이 자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 동안 이곳 인근 청주테크노폴리스에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 증설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역 투자요인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반길 일이지만 자동화 설비를 갖춘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고용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물도, 전기도 많이 쓰고 오염원도 많이 배출해 청주시가 대기오염총량제를 늘려주는 혜택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SK하이닉스는 정부의 산업용 전기 인상 소식에 슬쩍 LNG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까지 발표한 바 있습니다.

비교적 친환경발전소로 알려진 LNG발전소 또한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시켜 공기를 오염시키기는 마찬가지란 지적입니다. LNG역시 화석연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 속에 지역의 29개 시민·노동·환경단체로 구성된 미세먼지충북시민대책위원회가 나무심기에 나선 것은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 같은 나무심기 운동이 시·군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민선5기 청주시장을 지낸 한범덕 청주시장도 한 때는 1004만 그루 나무심기를 통해 ‘녹색수도 청주시’를 표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한 시장도 세월이 흘러 재선 청주시장이 된 민선7기 들어 어찌할 수 없는 대세를 따라 문화시장 이전에 경제·토목시장의 길을 피할 수는 없나 봅니다.

그래서 요즘 내년 7월 도래하는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해 70%의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30%의 민간개발을 허용하겠다고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민-관 갈등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재정형편상 어찌할 수 없다는 그의 해명도 이해는 가지만 타 지자체에서 지방채까지 발행하며 도시공원을 지키려 했던 의지 표명과 비교했을 때 이에 미치지 못하는 듯해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밝히는 그의 모습엔 박수를 보냅니다.

‘녹색수도 청주시’를 포기한 한 시장과 달리 홍성열 증평군수가 산업단지에 나무를 심고 나서 눈길을 끕니다.

홍 군수는 증평일반산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산단 인근 2400㎡에 2억5000만원 상당을 들여 소나무 등 교목 175그루와 영산홍 2500주, 2168㎡의 잔디를 심는 공사를 지난 8일 시작했습니다.

이곳에는 산단 내 근로자의 휴식을 위한 편의시설 10개소도 마련한다고 합니다. 사실 땅 몇평이 돈과 연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 홍 군수의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용감하게 이 일을 해냈습니다.

세상을 푸르게 하는 이 나무심기 운동에 충북메이커스가 박수를 보냅니다. 이 작은 노력들이 부디 충북 도내 11개 시·군 모두로 퍼져 나가 국토의 중심 충북이 가장 푸르름을 자랑하는 ‘청풍명월’의 고장이란 옛 명성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이는 충북메이커스의 편집장 철수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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