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와서 물었네 지나가는 말로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냐고
나는 대답했네 거기에 갔다고
누가 와서 물었네 거기가 어디냐고
나는 대답했네 담 너머 하얀 집을 가리키며
자유가 묶여 발버둥치는 곳이라고
산에 들에 봄이 오고
누가 와서 물었네 지나가는 말로
그는 이번에 나오지 않아느냐고
나는 대답했네 무덤 하나를 가리키며
나는 지금 거기에 있다고
*이 시는 관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김남주 시인은 1946년 전남 해남 출생이다. 그의 시는 반짝이고 햇빛처럼 순수하고 맑다. 그의 시는 저항의 세월을 이겨낸 무게만큼 신선하다. 지금 그가 떠난지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광주망월동 민주묘역에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