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이 23일 오전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하청업체인 위티아㈜ 근로자의 산재은폐 피해 사례를 전달하고 있다.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이 23일 오전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하청업체인 위티아㈜ 근로자의 산재은폐 피해 사례를 전달하고 있다.

[충북메이커스TV 경철수 기자]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하청업체인 위티아㈜의 산재은폐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노동부 특별근로감독관 파견을 촉구하는 지역 노동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호죽노동인권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는 23일 오전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 아웃소싱 업체인 위티아의 산재은폐 의혹 사례를 제기하며 비인간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없도록 고용부 청주지청이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일례로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9시 20분께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CCS팀에서 일하던 위티아 직원 A씨가 입사 6개월여 만에 작업 통로를 걷다가 왼발이 레일 앙카볼트에 걸려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청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A씨가 산재처리를 하려 하자 위티아는 이를 만류하고 재해자를 오히려 ‘전방주시 태만’ 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 정직 10일에 성과금 50% 삭감을 결정, 통보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A씨는 산재처리를 받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올린 회사게시판 사진을 내규 위반이라며 회사로부터 형사고소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의 녹취 음성입니다.)

A씨는 치료를 받고 하루 만에 작업장에 복귀했지만 업무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컨트롤 룸에서 대기하는 날이 이어졌고 지난 1월 18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 전까지 회식자리 등에서 회유와 협박 등을 팀장과 반장 등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업무복귀 한 달여 간 직장 동료들로부터 적대적 행위를 당한 뒤 같은 달 30일 사직의사를 밝히고 이틀 뒤인 2월 1일 근로복지공단 청주지사에 산업재해 요양 신청을 했다.

그러자 사업주는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의견서를 제출, 요양신청 마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 하도록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 하태현 호죽노동인권센터 책임노무사입니다.)

A씨는 위티아가 이처럼 산재 은폐에 적극 나서는 이유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는 무재해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보았다.

무재해 포상금을 빌미로 재해 발생 시 재해자와 소속팀원 전원의 무재해 포상금을 낮추고, 인사고과에 부정적으로 반영하는 등 산재은폐와 비인간적인 인사제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근로복지공단이 내놓은 30대 대기업의 2017년 산재보험료 감면자료에 따르면 2018년 7월말까지 4033억원에 달하는 감면혜택을 받았고, 이 기간 SK는 347억5400만원을 감면받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무재해 포상금이 하청노동자들의 산재은폐와 비인간적인 인사관리로 악용돼 건강권과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위티아 이유희 홍보팀장은 “회사 내규 상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데 보행 중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한 정당한 징계로 알고 있는데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다”며 “무재해 포상금을 받으려 산재은폐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팀장은 뒤늦은 확인 전화를 통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사내 사진을 두고 형사고소 될 수 있다고 한 것은 협박이 아니라 SK이노베이션 회사 규정상 사내 촬영이 금지돼 있는데 이를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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