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메이커스TV]청주 조계종 자비정사 우암 스님의 세속명은 이상철(79·영상)이다. 그는 배고픔이나 달래려 17살에 출가해 불가에 귀의했다.

1980년 5월 21일 전남 나주에 위치한 금성사 암자의 은사님 심부름으로 전남 도청으로 가던 중 광주시 금남로 2가에서 시민군으로 오해받아 계엄군의 군화 발에 짓밟혀 머리와 팔, 엉덩이에 큰 부상을 입었다.

우암 스님은 당시 등 뒤에서 누군가 둔기로 내리치면서 고통에 반사적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가 계엄군의 총기 끝에 채워진 칼끝에 왼쪽 속목마저 다쳤다고 했다.

우암 스님은 당시 피투성이가 돼 쓰러져 있던 자신을 금남로2가의 한 가정집 할머니가 집안에 숨겨줘 목숨을 구했다고 전했다.

우암 스님은 그 당시 광주시내에 가장 가까운 전남대 병원이 있었지만 "병원에 갔다가는 계엄군에 붙잡혀 죽는다는 주변의 만류에 민간요법으로 머리에 된장을 바르며 소독을 하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세월의 상처가 머리에 고스란히 남았다“고 보여줬다.

우암 스님은 당시 병원에서 꿰맨 흔적이라도 있으면 의료기록으로 보상이라도 받았을 텐데 세상이 무서워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숨 죽여 살아온 지난 39년여 세월이 억울해 털어놓게 됐다.

1995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희생자들이 보상을 받았지만 우암 스님은 당시를 증언해 줄 은사님이나 은인도 모두 타계해 입증해 줄 사람 한명 없어 피해회복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2017년 5월 광주시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역시나 당시 피해상황을 증언해 줄 사람이나 의료기록 등 증거를 찾아 제출하라는 답변뿐이었다. 우암 스님은 세월이 흐른 뒤 당시 후유증으로 진주 경상대 병원에서 '청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전국을 돌며 생활하다 4년 전 청주에 정착해 작은 암자에서 불전을 모시고 있다. 비록 몇십만원 안 되는 수급비로 생활하고 있지만 은사님으로부터 배운 쑥뜸을 아픈 신도들에게 무료로 떠 주며 온정도 베풀고 있다.

우암 스님은 뒤늦게 아픈 과거를 털어 놓는 이유는 보상을 받고 싶어서도 5.18유공자 예우를 받고 싶어서도 아니고 오로지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과를 받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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