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내정자.[사진출처=조 내정자 페이스북]
조국 법무부장관 내정자.[사진출처=조 내정자 페이스북]

[데스크 진단=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문재인 정부가 2기 내각의 법무부 장관에 조국 민정수석을 내정, 발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은 정치편향성이 강한 조 법무부장관의 '회전문 인사'에 대한 인사검증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려해 야권에선 벌써부터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보이콧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조 내정자가 불편부당하게 검찰개혁 완수 등을 이뤄내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지만 오히려 이것이 야권을 자극하고 있다.

그의 정치적 편향성 때문이다. 한국당은 국회, 행정, 언론, 경찰을 장악한 문재인정부가 검찰조직마저 장악하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조 내정자의 가장 큰 결격사유가 '정치적 편향성'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내정자는 그동안 5.18광복절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공수처 신설 및 선거제개혁과 맞물려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일본 대한국 수출규제 페이스북(SNS) 비난 정치 등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인 같은 행보를 보여 왔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받는다.

대한민국 법치주의 수호와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편향성이 이미 드러났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조 내정자가 민정수석에서 '회전문 내각'의 법무부 장관으로 곧바로 자리를 옮길 경우 청와대와 커넥션을 맺고 검찰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조 내정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당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많은 실책을 보였다는 점도 함량 미달이란 지적이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인 조 후보자가 그동안 인사검증을 담당해 왔던 차관급 이상 11명에 달하는 후보자가 그동안 낙마한 사실을 꼬집는 것이다.

이 같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 내정자에 대한 문 대통령의 법무부장관 임명은 강행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어렵게 문을 연 국회는 여·야 경색국면이 또다시 재현되며 더 이상의 협치는 찾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계적 신 국수주의와 패권주의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에 또다시 빨간 불이 드리울까 걱정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와 미·중 통상전쟁 및 환율전쟁 조짐,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러 방위훈련 한국영해 침해 등 국제정세가 한국을 누란위기로 몰아넣는 상황에서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협치는 사라지고 선거용 내각, 코드 내각, 보은내각, 회전문 내각이란 숱한 비호감 조어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최남선의 '만고도목(萬古都目)'이 생각나는 것은 기자만일까 싶다.

만고도목은 1895년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에게 살해된 후 사실상 조선이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쓰여졌다.

국가가 망하고 민족이 피폐해지자 조선의 권력층과 지배층에 절망하던 최남선은 1918년 청춘 15호에 기인비관(基人備官), 일명 조선의 만고도목을 썼다.

그는 글로써 3.1만세운동 직전 자신의 시대의식을 반영한 드림내각을 발표했다.

최남선은 일제말기 친일 행적으로 광복 후 반민특위에 체포되기는 했지만 그가 애국애족의 관점에서 만고도목을 작성한 것은 본격적인 친일행보에 나선 1927년 보다 10년 이전의 행적이다.

따라서 당시 최남선의 만고도목은 민족정기, 사회정의, 민족자긍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최남선이 만고도목에서 발표한 16명의 드림내각 명단은 대통령-조선 세종대왕, 국무총리-고구려 총리대신 을파소, 외교통상부장관-고려 외무대신 서희, 기획재정부장관-부여 탁지부 대신 명위고, 국방부장관-조선 해군부대신 이순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신라 학부대신 설총, 지식경제부장관-발해 공신부대신 임아상,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단군조선 추밀원 의장 신지, 국가원로자문회의 부의장-고구려 추밀원 부의장 극재사, 대통령비서실장-고려 궁내부대신 이제현, 행정안전부장관-단군조선 내무대신 팽오, 합참의장-고구려 육군부대신 을지문덕, 법무부장관-기자조선 법무대신 왕수긍,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백제 농상부대신 흘우, 감사원장-고려 회계감사원장 이성서, 직능대표 총회장-단군조선 상원의장 여수기, 국회의장-조선 하원의장 이이 등이다.

시대가 다르고, 관직이 다르고, 놀이하는 사람이 달라도 위인은 역시 만고의 영걸이 분명하다.

육당 최남선이 1918년 만고도목을 발표한 것은 교언영색으로 벼슬자리를 거머쥐고, 명멸한 당시의 모리배 아첨꾼들의 등용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의 정부기구표를 놓고 2019년 판 만고도목을 짠다면 광복이후 지금까지의 총리, 장관들 가운데 과연 몇 사람이나 이름이 오를까 반성을 해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총리나 장관을 임명해 자신의 임기동안 '성공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거양하는 것에 몰입한다.

이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실로 막대한 정치적 비용을 선금으로 지불하는 것이 조각 또는 개각일 것이다.

결국 총리나 장관의 영입이나 발탁은 대단한 정치적 투기의 산물일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 눈치만 보는 총리와 장관들의 행태를 보면 국민들은 절망한다.

그런데 정부 성공의 길, 싹수가 보이는 희망 있는 권력의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역사적 경험과 반성에서 볼 때 다른 것은 다수 부실하더라도 ‘괜찮은 내각’이라도 있으면 그 나라의 민생과 민초들은 최소한 불안에 떨지는 않았다.

권력통치에도 품격과 희망, 기대를 걸고 부패이미지, 권력적 오만, 독선적 이미지, 권력아집은 버리고 도덕적 가치, 신뢰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위민-섬김-하심을 갖춘 '창조적 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다.

친 서민정책과 공정사회 구호를 배반하는 '소통의 절벽'을 가차 없이 차단해야 한다.

민생과 민초에 굴복할 줄 아는 서민대중과 함께하는 정치인, 부정부패와 비리에 신물이 난 국민에게 신선함을 주는 깨끗한 국가지도자, 불편부당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권력자, 국민의 신명나는 삶을 앞장 서 실천할 수 있는 국정최고책임자를 골라내는 판단과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자 노력하는 국정지도자야 말로 국민이 바라는 '드림내각'을 구성하는 혜안을 갖춘 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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