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논평=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문재인정부에서 올해 11월에만 생활고로 일가족이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세 번 발생했다.

지난달 20일 인천구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1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달 6일 경기 양주시에선 부자(父子)가 주차된 차량안에 번개탄을 피워 숨졌다. 앞서 3일에는 서울 성북구 다가구 주택에서 네 모녀가 숨진 뒤 한 달여 만에 발견됐다.

모두 유서나 문자 메시지 등에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을 남긴 채 였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긴급복지정책의 강화방침을 발표하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를 볼 수 없다.

혹여 기자가 놓칠 수 있어 평소보다 더 꼼꼼이 보도자료를 챙겼지만 관련 자료조차도 없다. 아마도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는 현정부의 정책적 부작용의 후유증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노무현정신을 계승했다고 하는 문재인정부라면 이를 간과해선 안 될듯 싶다.

노 전 대통령의 치적을 굳이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사람 사는 세상'을 외쳤던 그는 적어도 복지와 여성인권 신장이란 타이틀은 획득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비록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소리에 비난을 자초했어도 비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자기성찰'은 부족하고 '자기변명'에만 급급해 배고픈 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오죽하면 '위민행정'은 고사하고 '관존민비'란 말만이라도 듣지 않는 세상이 그립다는 볼멘소리가 들리겠는가.

최근 통계청이 10월 취업자 수가 41만9000명이 늘고 청년실업률이 7년 만에 최저치라고 발표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린 여기서 애드벌룬 띄우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듯 하다.

첫째 수출 한국경제와 충북경제를 떠받치며 일자리를 제공했던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10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8만1000명(-1.8%)이 줄면서 지난해 4월(-6만8000명)부터 추락중이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장 기간이라고 한다. 도·소매업(-6만7000명), 금융·보험업(-5만4000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는 줄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한창 일을 하며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30대와 40대 가장의 취업자 수가 각각 5만명과 14만6000명이 줄었다는 것이다.

충북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11월 15세 이상 도내 노동가능인구는 14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만6000명(1.1%) 증가했지만 정작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6%p 하락한 64.9%를 기록했다.

남성이 74.8%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p 줄었고, 여성은 55.0%로 0.2%p 하락했다.

가사 또는 통학 등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4000명(2.8%) 늘어 49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제지표는 한창 일을 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할 40대 가장들이 실업자로 전락해 가정생계가 막막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어디에서도 긴급복지제도 강화를 통한 구제책을 내놓는 것을 볼 수 없다.

나라 잃은 국민도 아닌데 배고픔을 호소할 곳이 없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나라인가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민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막연한 걱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분명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저작권자 © 충북메이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