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2009년 1월 이후 9년째 무역수지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충북에 최근 비보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충북의 6대 신성장 전략산업중 하나인 '태양광산업'이 세탁기와 함께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포함된 것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수입국이 관세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는 무역장벽의 하나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미국과 중국 G2(세계 주요 2개국)의 무역전쟁 중에 파생된 면이 적잖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충북의 입장에선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이 재채기만 해도 한국경제는 감기가 걸리고, 중국이 감기가 걸리면 한국경제는 드러눕는다는 말이 있다.

이만큼 이들 국가에 대한 한국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적잖다는 얘기다. 이는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연유로 충북도는 지난 1월 충북기업진흥원과 지역의 대표적 태양광 제조업체인 한화, 신성솔라, 현대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물론 뽀족한 수가 없어 계통연계를 통한 내수시장활성화와 중국산 수입품목의 시험인증강화, 유럽시장 등 수출국가 다변화 등의 대책을 내 놓는데서 그친 상황이다.

이처럼 충북의 미래 신성장산업 중 하나가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걸린데 이어 이번엔 몇년째 충북의 수출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외신을 통해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을 쓰겠다고 미국에 제안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물량공세의 중국, 종주국인 미국, 선도산업으로 키워낸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1등국가로 발돋음한 수출 효자종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도 D램은 지난해말 기준 74.7%, 낸드플래시는 49.1%이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겼다. 이런 반도체가 암초를 만난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산 메모리반도체 수입규모는 463억달러로 전체의 52.3%에 이른다. 한화로 50조원이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6억4000만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중국에 팔았다. 우리의 1.3% 수준이다.

중국이 우리제품의 5%만 미국산으로 대체해도 2조5000억원, 10%면 5조원의 수출액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것은 미국업체 마이크론의 경우 물량을 더 받아도 설비부족으로 생산이 어렵고, 시설증설 투자로 생산하는데도 2~3년은 족히 걸려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다.

사실 반도체는 충북무역수지흑자 기조가 9년째 이어가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품목이다.

지난 2월 청주세관이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충북지역 수출은 16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8% 증가했다.

수입도 전년동월대비 11.1% 증가한 5억2200만달러였지만 11억58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효자종목은 몇년째 변함없이 반도체(전체 대비 25.4%), 화공품(8.3%), 전기전자제품(6.9%)이었다.

특이할 점은 국가별로 홍콩(35.4%), EU(27.4%), 일본(12.1%)으로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중국(△7.9%), 미국(△9.3%), 대만(△25.4%)으로의 수출아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미 충북의 대중, 대미 무역수출시장에 이상기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충북도도 관련부서와 유관기관이 대책회의로 분주한 것으로 알지만 이제 국제 통상무역 기조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전담부서를 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마저 든다.

이것이 옥상옥이 돼선 안 되겠지만 급변하는 국제통상시장에서 충북이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출구전략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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