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8일째 출·퇴근길 청주 탑동의 한 공동주택 건설현장 앞에서 지역건설자재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현수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8일째 출·퇴근길 청주 탑동의 한 공동주택 건설현장 앞에서 지역건설자재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현수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데스크진단-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입주는 청주시민이 하고, 돈은 타 지역 업체로…(?), 지역 업체는 죽고 있다. 즉각 해결하라!"

한마디로 위장전입한 서울, 경기 등 업체들이 시공을 독점하고 있어 지역건설업체는 고사 직전이란 하소연이다.

청주시가 지역건설자재 70% 이상, 지역건설업체 50% 이상이 공동주택건설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청주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를 일찌감치 제정 시행하고 있지만 주소지만 이전해 놓고 지역 업체인양 참여하는 타 지역 건설자재 및 토목 시공업체가 적잖다고 토로했다.

이 업체 대표는 청주 청원구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시행업체가 시공업체를 턴키 일괄발주 방식으로 선정할 경우 해당 시공업체와 평소 커넥션이 있는 타 지역 하도급업체가 주소지만 이전해 놓고 마치 향토기업인양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청주시와 해당 공동주택 시행업체에 호소도 해 봤지만 되돌아온 답변은 편법일지 몰라도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이상 해당업체를 타 지역 업체로 몰 수 없어 어찌할 수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은 비단 청주 탑동의 한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주 율량·사천동의 한 공동주택 재건축사업 시공을 맡은 대형건설사가 타 지역 건설기계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최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청주시는 지난 3월 청주 동남지구에 파라곤 아파트 건설을 추진중인 ㈜동양건설과 지역건설자재업체의 적극 참여를 담보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보다 한참 앞서는 2017년 4월에도 청주시는 민간공동주택 건설 사업을 하고 있는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서희건설, 우미건설㈜, ㈜대원, ㈜시티건설, 금강종합건설㈜, ㈜두진 건설 등 9개 시공사와 '공동주택 건설현장 지역건설업체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청주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 25개 단지 3조8000억원의 총 시공비 중 50%에 달하는 1조9000억원을 지역전문건설 및 건설자재업체가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청주시는 자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가 위장전입한 건설사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청주시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는 무용지물이 되고, 타 지역 건설사 배만 불려주는 악순환에 향토 건설사들은 설 곳을 잃을 것이 자명하다.

이제 청주시가 무늬만 지역건설업체를 가려 실질적인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나설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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