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 163만2000㎡규모 7000여세대 2만명 거주 율량2지구 준공

청주 수름재 표지석.
청주 수름재 표지석.

 

청주의 북쪽이 최근 새로운 발전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천과 증평으로 이어지는 청주의 관문이면서 청주국제공항과 경부고속도로(청주IC), 중부고속도로(서청주IC) 등의 교통접근성이 좋아 향후 발전가능성이 기대된다.

이 북부권의 중심에 한국토지주택(LH)공사에서 최근 준공한 청주율량2택지개발사업지구가 있다. 율량2지구는 163만2000㎡ 규모에 약 7000세대의 공동주택이 조성되면서 2만여 명이 입주, 신흥 택지지역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더욱이 청주대학교가 위치하고 있고 동청주세무서, 동청주우체국 등 행정관청이 속속 들어서면서 청주북부지역의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율량2지구가 위치한 곳의 행정지명은 주중동(酒中洞), 주성동(酒城洞)이다. 자동차로 청주대로를 타고 율량2지구를 지나 충주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도로 한 가운데 커 다른 표지석이 ‘수름재’임을 알리고 있다.

수름재란 마을지명 유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음식과 술을 팔던 주막(酒幕)이 있었기 때문에 주어진 지명이라기도 하고 이곳에 독수리들이 많이 살아 ‘수리’라는 말에서 전해졌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어감에 의한 해석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수름재라 부르게 된 것은 이곳에 터전을 이루고 있던 한산 이씨들의 아픈 사연에서 기인한다.

임진왜란 이전에 한산 이씨들이 이곳에 정착, 당시 청주의 유력한 집안과 혼맥을 형성하면서 번성한다. 그러나 정착한 지 얼마 후 임란이 발발하게 되자 왜적을 피해 피난을 하려 했지만 입향조인 이도(李濤)의 형이 노환으로 피난을 갈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왜적들이 들이닥쳐 이도와 아들 이덕흡(李德洽), 조카 이덕제(德濟) 등이 이 고갯길에서 모두 참살 당한다.

이후 한산 이씨에게 원수의 고개란 뜻에서 ‘수리재(讐李峴)’라 불렀고, 수릿재, 술름재, 수름재 또는 술재로 불리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온다.

이 술재를 한자로 바꾸면서 술(酒)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 주성동(酒城洞)이라 하고 가운데 위치한다 해 주중동(酒中洞)으로 표기했다는 전언이다.

수름재는 한산 이씨들에게 임란의 뼈아픈 상처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임란 후 걸출한 인물을 다수 배출하면서 청주의 대표적인 명문가로 성장한다.

이덕수(李德洙), 이수언(李秀彦)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로 이들은 청주지역의 사학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 LH공사 현도사업단장

신경직(사진) 청주 문의에서 태어나 충북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법학 석·박사를 이수했다. 어릴 때부터 역사와 여행을 좋아했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에 입사,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지역의 문화와 지명에 관심을 갖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명속의 역사산책(디자인 신화)’이란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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