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충북유통이 운영하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하나로마트 청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계산원들이 고객들의 구매 물품을 계산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충북메이커스DB]
㈜농협충북유통이 운영하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하나로마트 청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계산원들이 고객들의 구매 물품을 계산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충북메이커스DB]
농협충북유통 미래전략부 경영기획팀은 24일 오는 11월 1일자로 ㈜농협유통으로 농협충북유통이 흡수합병돼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이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자를 일괄 발송했다.
농협충북유통 미래전략부 경영기획팀은 24일 오는 11월 1일자로 ㈜농협유통으로 농협충북유통이 흡수합병돼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이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자를 일괄 발송했다.

[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농협충북유통이 오는 11월 1일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과 함께 ㈜농협유통에 흡수 합병된다.

농협충북유통 미래전략부 경영기획팀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인정보 이전에 관한 안내문자를 고객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문자를 받은 일부 고객들은 한마디로 향토기업으로 여기던 농협충북유통이 또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일괄구매로 인한 농협유통의 업무효율성(대량 저가구매)은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지역농산물을 직접 구매해 왔던 로컬푸드 매장의 경우 지역농가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역출신 근로자의 고용승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년여 간 신규채용을 밀어왔던 농협충북유통은 이번 흡수합병을 계기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분간 신규채용을 하지 않고, 정규직 정년퇴직과 명예퇴직자 지원을 받아 자연감원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승계가 이뤄지는 정규직들도 인사단행을 앞두고 아직 제각각인 임금협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자신의 근무지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농협충북유통의 농협유통으로의 흡수합병은 지금으로부터 만 2년여 전(횟수로 3년여 전)인 2019년 10월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이 고비용구조인 농협경제지주 산하 5개 유통자회사(하나로유통, 농협유통, 충북유통, 대전유통, 부산경남유통)의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추진단을 이듬해(지난해) 2월말까지 꾸리도록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농협경제지주측이 시기별 추진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작성해 각 계열사 경영진들과 공유를 해 왔지만 일선 직원들에게는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면서 노조와 지역농협 주주가 보유한 일부 계열사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당초 임기가 끝나는 지난해 3월까지 통합과정을 마무리 할 계획으로 논의해 왔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하다 최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체제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농협경제지주 산하 5개 유통 자회사의 합병 명분은 매출실적의 뚜렷한 하락세였다. 2019년 상반기 매출액은 3조9248억원에 달했지만 2012년 이후 계열사들의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와 5개 유통 자회사의 흡수합병을 기회로 홈플러스, 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과 경쟁할 역량을 키운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농협이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의뢰해 농협충북유통 등 5개 자회사를 농협유통으로 통합 후 △신용카드 수수료 △정보통신기술(IT) 운영·구축 △상품 △마케팅 △일괄 구매 등을 통해 상승효과(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그해 상반기 농협 5개 유통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총 105억3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83억7800만원)보다 늘었지만 목표치(138억140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자회사별 매출액을 보면 하나로유통이 671억원 감소한 3조157억원이었고, 농협유통이 404억원, 충북유통이 22억원, 부산경남유통이 46억원 각각 줄었다. 당시 대전유통만 매출액이 1억원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농협충북유통의 경우 매출실적이 나쁘지 않아 적자 계열사와의 흡수합병이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직원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도 농협유통으로의 인수합병이 상품관리 체계를 개선해 지출액을 줄이고 순매출을 올려 유통 경쟁사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다만 농협유통으로의 흡수합병 후 중복인력의 재배치와 조정, 유통자회사 간 직급과 보상체계 차이, 조직정비 과정의 구성원 간 반발세력 등 갈등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화가 계속 진행 중이고 우려하시는 부분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갖겠다”며 “향토기업이 사라지는데 대해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지역 조합장들이 지역별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지역농가의 정서를 경영진에 전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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