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아소다로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던 장소의 탁자에 새겨진 문양이 벽오동 상징 문양이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용납하기 힘든 의전이자 사전에 교체를 요구했어야 하는 일이었음에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간 것입니다.
2009년 6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아소다로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던 장소의 탁자에 새겨진 문양이 벽오동 상징 문양이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용납하기 힘든 의전이자 사전에 교체를 요구했어야 하는 일이었음에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벽오동을 상징문양으로 쓰던 곳은 어디일까요? 임진왜란당시 조선을 침략한 일본 장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상징이 바로 벽오동입니다. '다이코기리'란 이름의 문양으로 세갈래 오동잎위에 세송이 꽃이 솟아 있는 모양입니다. 가운데 꽃에는 7장의 꽃잎이 달렸으며 양옆의 꽃에는 각각 5장의 꽃잎이 달려있어 ‘오칠동문(五七桐紋)’이라 불리웁니다. 일본 천황을 대표하는 국화문양은 일본천황가의 가문(家紋)으로 일본황실을 상징하며 16개의 잎으로 이루어진 국화, 십육엽 야에기쿠(八重菊)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벽오동을 상징문양으로 쓰던 곳은 어디일까요? 임진왜란당시 조선을 침략한 일본 장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상징이 바로 벽오동입니다. '다이코기리'란 이름의 문양으로 세갈래 오동잎위에 세송이 꽃이 솟아 있는 모양입니다. 가운데 꽃에는 7장의 꽃잎이 달렸으며 양옆의 꽃에는 각각 5장의 꽃잎이 달려있어 ‘오칠동문(五七桐紋)’이라 불리웁니다. 일본 천황을 대표하는 국화문양은 일본천황가의 가문(家紋)으로 일본황실을 상징하며 16개의 잎으로 이루어진 국화, 십육엽 야에기쿠(八重菊)라고 합니다.
일제 때 지어진 충북지사 관사(충북문화관)에는 여전히 벽오동 나무가 자랍니다.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잘려나간 자리에서 다시 순을 내어 스스로 자란 나무인 듯 싶습니다.
일제 때 지어진 충북지사 관사(충북문화관)에는 여전히 벽오동 나무가 자랍니다.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잘려나간 자리에서 다시 순을 내어 스스로 자란 나무인 듯 싶습니다.

대학 졸업 후 같은 학과에 다녔던 친구들과 벽오동(碧梧桐)이란 이름의 계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농생물학과 출신들답게 계모임 이름을 줄기가 늘 푸른색을 띠고 있는 나무처럼 오래도록 변치 말자고 ‘벽오동’이라고 지은 것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장자(莊子)에는 봉황이 내려앉는 나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고, 관련된 한시도 있었습니다. 과거 송강 정철이 벼슬에서 밀려나 귀양지에서 임금이 자신을 다시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시조에도 ‘벽오동’이 등장합니다.

“다락 밖에 벽오동나무 있건만 /봉황새는 어찌 아니 오는가 /무심한 한 조각달만이 /한밤에 홀로 서성이누나”

이처럼 벽오동은 오랜 시절부터 친숙한 나무였습니다. 벽오동은 오동나무와는 과도 다르고 종류도 다른 나무입니다. 따듯한 남쪽지방에서 자라므로 한반도 중부지방부터는 추위에 약해 잘 자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일제 때 지어진 충북지사 관사(충북문화관)에는 여전히 벽오동 나무가 자랍니다.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잘려나간 자리에서 다시 순을 내어 스스로 자란 나무인 듯 싶습니다.

벽오동 나무를 심은 뜻은 이미 지나온 시간이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같기야 하겠어요. 그러나 상징으로 표현한다면 또 다른 현실이 되곤 합니다. 살면서 상징과 문양으로 나라와 집단이 어떤 의지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인 나치는 하켄크로이츠 상징을 만들었고, 영국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이 왕위 계승으로 대립하면서 일어난 장미전쟁도 가문의 상징인 장미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와 직접 관계있는 욱일기라는 상징도 그렇습니다.

욱일기는 ‘욱일승천기’라고도 불리는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각국을 침공하며 사용하던 문양으로 일본 국기인 일장기에서 태양 문양이 햇살처럼 퍼져나가는 것을 형상화했습니다.

최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서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기를 달지 말아달라는 한국의 공식요청을 거부하고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는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군국주의와 전쟁범죄의 용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돼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고 유럽 전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짓밟힌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욱일기가 이제 막 딱지 앉은 상처를 들쑤시는 자극제가 되므로 자제요청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렇듯 상징은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그 영향력을 미치면서 현실의 관계 속에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상징과 문양을 나무와 꽃으로 표현한 사례를 찾아보면 꽤 많습니다. 조선은 말기까지 오얏이씨(李)들의 나라라고 오얏 꽃을 상징으로 활용했습니다. 고려 건국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도선국사는 자신의 예언서 도선비기(道詵秘記)에 ‘500년 뒤 오얏 성씨(李)를 가진 새로운 왕조가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려 중엽 이후 한양에 오얏나무를 심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베어버림을 반복함으로써 왕기(王氣)를 다스렸다고도 합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500년을 유지하게 된 조선이 건국되었으니 인간의 힘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꿀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조선은 오얏꽃 문양과, 용(龍)을 상징으로 활용했습니다. 오얏은 자두를 의미합니다. 이런 자두꽃문양은 조선황실의 문양으로 지금은 전주이씨 종친회가 오얏꽃 문양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벽오동을 상징문양으로 쓰던 곳은 어디일까요? 임진왜란당시 조선을 침략한 일본 장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상징이 바로 벽오동입니다. '다이코기리'란 이름의 문양으로 세갈래 오동잎위에 세송이 꽃이 솟아 있는 모양입니다.

가운데 꽃에는 7장의 꽃잎이 달렸으며 양옆의 꽃에는 각각 5장의 꽃잎이 달려있어 ‘오칠동문(五七桐紋)’이라 불리웁니다. 일본 천황을 대표하는 국화문양은 일본천황가의 가문(家紋)으로 일본황실을 상징하며 16개의 잎으로 이루어진 국화, 십육엽 야에기쿠(八重菊)라고 합니다.

벽오동은 일본 왕실을 상징할 때 주로 활용되고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문양으로 쓰입니다. 사실상 총리실도 이 문양을 쓰고 있습니다. 외국인들과의 기자회견이나 공식 행사장에서 벽오동 문양이 들어간 탁자를 이용하곤 하지요.

일본은 막부시대를 거치면서 쇼군에 의해 실질적 통치를 하고 일본의 천황은 상징적 존재로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벽오동나무(다이코기리) 문양은 여전히 일본은 쇼군의 전통을 이어받은 총리 내각의 통치를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석하는 일본 자위대 함정은 욱일승천기 문제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일본 측에선 "욱일기는 1950년대부터 해상 자위대가 사용하며 국제적인 관행으로 확립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한 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일출봉함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타는 좌승함에 걸렸던 조선수군대장기인 '수자기(帥子旗)'가 걸렸다는 이유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기자회견을 열어 유감을 표명한 바도 있습니다.

이렇듯 상징은 행사의 참석과 불참이 결정될 정도로 예민한 문제입니다. 이 사건을 미뤄볼 때 조선의 침략과 조선총독부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탁자 위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09년 6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아소다로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던 장소의 탁자에 새겨진 문양이 벽오동 상징 문양이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용납하기 힘든 의전이자 사전에 교체를 요구했어야 하는 일이었음에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간 것입니다.

일본 측에선 우리나라 관함식 행사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탄 배에 걸린 상징 깃발을 문제 삼아 행사 불참을 선언하는 판에 우리는 임진왜란의 전범이자 36년간 식민지배의 상징인 조선총독부의 상징문양을 배경 삼아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의 총리와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나무는 죄가 없지만 그 나무를 상징으로 역사를 만들어온 인간 집단 문양의 상징적 의미는 알고 넘어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세계 각국은 나무와 꽃을 상징과 문양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무궁화를 사용하고 있고, 북한은 함박꽃나무(목란), 미국과 영국은 장미를 국화로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고려했을 때 서로의 신뢰감을 위해서라도 이런 예민한 의미의 상징과 문양의 사용은 서로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국가 대항 축구시합에 자신들이 침략한 역사가 있는 나라 국민의 정서는 생각지도 않고 일본 전범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면 용납이 가능한 일일까요? 여전히 자신들의 속국인 양 타국의 대통령이 함께하는 행사에 버젓이 그런 상징을 이용하거나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용납하는 일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위정자들은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광희 충북도의원
이광희 충북도의원

▷이광희 숲 해설가·전 충북도의원은 성남고와 충북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 대학원에서 산림학과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한국청년연합회(KYC) 공동대표와 민화협 청년위원장, 산남두꺼비마을신문 편집장, 충북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이근식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 제9대, 10대 재선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6.13지방선거 민주당 청주시장예비후보로 활약했다. 최근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으로 임명됐다. 그의 저서로 '나는 지방의원이다', '이광희가 들려주는 우리 동네 풀꽃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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