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50 일원에 있는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앞 담벼락 벽돌을 비집고 나온 이름모를 화초가 눈길을 끈다.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50 일원에 있는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앞 담벼락 벽돌을 비집고 나온 이름모를 화초가 눈길을 끈다.

[노트북을 열며-OCL]슬로우시티(Slow City)가 회자되는 요즘 주말이면 걸어서 사무실을 나가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1시간 30분가량 걸리는 시간이 그리 짧은 운동량은 아니지만 내 자신을 돌이켜보고 시선 속에 꽂힌 바쁜 일상을 지켜보는 게 그리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50 일원에 있는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앞 담벼락 벽돌을 비집고 나온 이름모를 화초에 눈이 갔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에 경이로움도 있었지만 오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1905년)’가 생각났습니다.

마지막 잎새는 뉴욕 그리니지 빌리지의 아파트에 사는 무명의 여류화가 존시가 심한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친구의 격려도 아랑곳없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 잎이 다 떨어질 때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집에 사는 친절한 노화가(老畵家)가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려 심한 비바람에도 견디어낸 진짜 나뭇잎처럼 보이게 해 존시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이 돼 준 이 단편소설은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고단한 삶속에서도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돼 주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오헨리의 마지막잎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연상케 하는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담벼락의 화초를 보면서 전 코로나19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이 한장의 사진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오헨리의 마지막잎새에서 여류화가 존시가 친절한 노화가의 나뭇잎 하나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영주 소수서원의 흐르는 물살에도 강인한 생명력을 이어가는 작은 나무처럼, 겨울에도 푸르른 잎이 죽지 않는 인동초처럼 충북의 골목상권을 지키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와 같은 온갖 시련 속에서도 이를 꼿꼿하게 이겨내고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봅니다.

저작권자 © 충북메이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