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쌀값 폭락에 속수무책인 정부에 대한 성난 농심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최대한 정부가 수매할 것을 지시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쌀은 주식인데 굳이 '식량주권'을 얘기하지 않아도 예측 가능한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수매제 부활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Ingeborg Bachmann)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That Which Falls Has Wings)'는 시구가 생각난다. 그야말로 날개가 제 구실을 못해 추락할 수밖에 없어 죽음을 눈앞에 둔 것처럼 폭락한 쌀값을 보는 농심의 심정이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지난달 5월 기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20㎏들이 4만118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4758원)보다 24.8% 폭락했다.
최근 조생종 벼 수매값이 40㎏들이 5만원씩으로 나타나 이대로라면 벼값 4만원대도 위태롭다는 우려다.
정부가 2020년 직불제를 개편하면서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는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했으나 정부의 늑장 대처로 가격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적한다.
이에 협의회는 △2021년산 벼 재고량 즉시 전량 매입 △자동시장격리제를 위한 양곡관리법 즉각 개정 △매년 수입되는 40만t 쌀 수입 즉각 중단 △면세유를 비롯한 농자재 지원 확대 △논 타 작물 재배 정착여건 강화 △쌀 변동직불제 부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진보당 충북도당은 윤석열정부가 문재인정부의 양곡정책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라며 연간 40만8000t에 이르는 수입쌀 시장 격리와 수매제 부활이 현재로써는 유일한 해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매제를 부활해 쌀 최저가를 보장하고 농민들에게 가격결정권을 부여할 때 식량안보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다.
수매제를 폐지한 순간부터 쌀값은 최저가 이하로 곤두박질쳤고 생산자인 농민들의 가격결정권이 침해받았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민주당 정권이 수매제를 폐지했다는 사실, 변동직불제를 소멸시켰다는 사실, 시장격리제 최저가 낙찰제로 농민을 능멸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런 연유로 '쌀값 정상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후안무치한 작태로 보인다고까지 비판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직불금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공약, 농산물값 안정을 농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약속, 농업예산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농정구조를 개혁하는 근본대책으로 농정을 바로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청주상당공원에선 전농 청주시농민회와 청주시농업단체협의회가 쌀값 보장, 농자재값 폭등 대책 등을 요구하는 '청주시 농민총궐기 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성난 농심에 이제 정부가 응답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 대목에서 기자는 위기에 강한 국민, 국난극복에 늘 함께하는 국민의 힘을 한번 믿어 보는 것을 어떨까 감히 제안해 본다.
11월 11일 '가래떡 데이'에만 쌀 소비운동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식량 주권 확보 운동'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창고에 가득한 쌀을 방출해 소비할 수 있는 범국민 소비운동에 나서자는 것이다.
한 때 쌀을 주원료로 하는 '아침햇살'이란 음료가 인기를 끈 적도 있다.
정부가 나서 쌀을 가공해 만들 수 있는 쌀막걸리, 쌀과자, 쌀국수 이외에 더 많은 레시피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가공업체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국내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다시 '아침 먹고 출근하기' 등의 운동도 필요해 보인다.
또 하루 한 끼 먹지 못하는 지구촌 기아국가를 찾아 원조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론이 아닐까 싶다.
훌륭한 리더는 과거에 살기보다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로 나아간다고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선현들의 지혜도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범국민 쌀 소비 운동이라도 펼쳐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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