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기자]김영환 충북지사가 취임 후 첫 충북도의회 대집행기관 질의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15일 오후 열린 충북도의회 403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의욕적인 새 출발을 알리듯 초선, 재선할 것 없이 이날 하루만 4건의 대집행기관질문과 3건의 5분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이번 회기에는 의원발의(21건), 도지사(6건)와 교육감(2건) 제출 조례안 등 29건과 7건의 동의안, 2022년 2회 충북도 추경안 및 예산안 처리까지 꽉 짜여진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열린 대집행기관 질의에선 후보시절 김영환 충북지사가 약속했던 출산·육아수당과 효도수당, 농민수당 등 각종 현금성 복지공약의 후퇴에 대한 이상정 충북도의회 복지정책위원장의 도정 질의가 눈에 띄었다.

첫 대집행기관 질의란 의미도 있지만 시작부터 ‘공약 후퇴에 대해 도민께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고 따져 물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김 지사의 무시·훈계식 답변을 지켜보던 방청석의 한 도민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도민을 대신해 대집행기관 질의에 나선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김 지사는 공약이 아직 확정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뭘 알고 묻는거냐', '도 재정상 단계적 시행을 하겠다는 것이지 공약 후퇴는 아니다'란 식의 해명을 했다.

물론 김 지사가 말한 것처럼 그의 공약은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열악한 도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자체적으로 1000만원의 출산·육아수당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했고 농민수당 100만원, 효도수당 30만원도 조정이 필요함을 얘기한 바 있다.

그가 도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실행과정에서 수정 될 수 있다고 한 것도 일리가 있지만 후보시절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선 분명 사과하고 넘어가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도민을 대신해 대집행기관 질의에 나선 도의원에게 그것도 해당상임위원장에게 '제대로 알고 질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 ‘도의원이라면 언론과 달리 정확하게 질의해야 한다’는 무시·훈계식 질의는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까 싶다.

더구나 그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는 이 위원장에게 '언론은 의혹보도를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도의원은 정확히 알고 질의해야 오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의 지역 언론에 대한 불신을 본의 아니게 드러내면서 일부 취재진에게도 불편함을 줬다.

민선8기 충북도정의 슬로건은 '새로운 충북, 신나는 도민'이다. 의욕적으로 새 출발을 알린 김 지사는 상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한 상차림을 내놓으려는 의욕적인 모습은 보이고 있지만 현행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차 없는 도청 논란'의 단적인 예처럼 ‘사전 준비가 덜 된 졸속행정'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또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져 현실감 없이 너무 추상적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이는 이날 대집행기관 질의에 나선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박진희 의원의 △차 없는 도청 추진을 위한 주차문제 해결 방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관광단지 구축에 대한 예산확보 방안 및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서도 알 수 있다.

김 지사는 주차장을 비우고도 결국 도민들의 문화휴식 공간으론 도청 화단(정원)밖에 제공 할 수 없었고, 옛 중앙초에 도의회와 도청2청사가 건립되기 전까지는 필요한 주차면을 결국 도민혈세를 들여 공직자용 민간주차장을 추가 임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 예산확보도 결국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비지원 사업으로 하겠다는 것과 기존 소멸지역대응기금을 활용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대집행기관 질의를 지켜보면서 도민 소통을 강조한 김 지사가 보다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공약정책 수정에 대해선 솔직히 시인하고 공개사과 할 수 있는 ‘도량’을 지닌 지사가 돼 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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