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육거리종합시장에 찾아온 밤.
청주육거리종합시장에 찾아온 밤.

[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밑바닥 민심과 서민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충북도내 일부 전통시장을 돌다 보면 요즘 볼멘소리가 나온다.

청주 서문시장과 원마루 시장 등 두 곳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 지원하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이 축하 할 일임에도 특정 전통시장들만 반복적으로 수혜를 입는 상황이 적잖이 서운한 것이다.

올해 전국적으로 2.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문광형 시장으로 선정된 청주 서문시장과 원마루시장에는 향후 2년간 10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돼 관광과 쇼핑이 어우러지는 문광형시장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들 시장은 2015년 골목형시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 문광형 시장으로까지 선정됐다.

청주 최대의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성안길에서 육거리종합시장으로 연결되는 가두상권도 마찬가지다.

문광형시장에 이어 글로벌명품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지역상권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좋지만 반복적으로 이들 시장들만 특혜를 받는 듯 한 인상에 일부 소외된 중·소규모의 전통시장은 부러움을 넘어 시기와 질투에까지 이르는 형국이다.

2017년 지역선도시장으로 선정됐던 충북의 대표 전통시장 자유·무학시장도 앞서 2012년 문광형시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진천 중앙시장도 2016년 골목형시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7년 문광형시장으로 재선정된 경우다.

그나마 단양 구경시장이나 괴산 청천전통시장, 보은 전통시장, 음성 무극시장 등이 2011년도부터 연차적으로 문광형시장에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지역안배와 구색을 맞추고 있다.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남부3군의 옥천과 중부4군의 증평 소재 전통시장은 최근 8년새 이 같은 정부지원 사업에 단 1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장 상인들 사이에선 대통령이나 유명 정치인들이 방문하면 공무원들이 안내하는 대표적인 전통시장이 청주육거리시장 등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특정지역 수혜가 반복된다는 말이 나온다.

또 앞서 지원된 전통시장 시설인프라(아케이드, 주차장 등)도 소유권은 지자체가 갖고 있으면서 내구연한 5년 이상 지난 곳의 시설유지관리는 상인회에서 담당하다 보니 수리비가 더 많이 드는 형국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심지어 일부 상인회에선 지자체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관리책임은 상인회에 넘기고 소유권만 쥐고 있는 형국이란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충북도와 청주시 등이 해명한 것은 대통령이나 유명정치인이 왔을 때 특정시장을 공무원이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비서실 등 스케줄 담당자가 미리 일정을 짜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때 지자체에 추천을 부탁해오는 경우도 있었으나 요즘엔 인터넷 매체 등이 발달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전통시장이 잘 알려져 있어 따로 문의하는 경우도 없다는 것이다.

내구연한이 지난 전통시장 시설관리를 상인회에 떠넘기는 것과 관련해선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을 쓰겠다는 말을 했다.

최근 8년간 도내 11개 시·군 중 특정 전통시장만 수혜를 받았다는 것과 관련해선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해당 기관(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심사에 의해 선정되기 때문에 특혜성 시비가 일어날 사안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상인회는 지난 8년 간 도내 11개 시·군 중 8개 시·군의 21곳(중복지원) 전통시장이 문화관광형(10곳), 골목형(10곳), 글로벌명품(1곳), 지역선도(1곳) 시장으로 선정돼 정부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 21곳 전통시장은 도내 78곳 전통시장의 26.9%에 해당하는 곳으로 나머지 73.1%(57곳)의 대다수 전통시장들은 정부지원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서 소외돼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내 한 전통시장상인회장은 “정부지원 공모사업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평한 기회처럼 보이지만 그 요건을 맞출 수 없는 영세한 전통시장도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비가림막 시설인 아케이드 시설 신청도 자부담 몇%가 부담스러워 신청못하는 전통시장이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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