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최근 한 달 새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부쩍 거동이 불편해진 아버지를 사흘 간격으로 모시고 허리통증 치료 잘하기로 소문난 청주 운천동의 한 동네의원을 다니며 양·한방으로 치료를 해오다 큰 병원을 소원하셔서 지난 24일 청주의료원 신경외과를 다녀왔다.

동네 의원을 다니면서 치료 경과는 좋다고 하시면서도 동네의원이 할 수 없는 뭔가 더 효과적인 치료를 원하셨던 것 같다.

청주의료원에 내원했을 때 신경외과 의사 선생님(원장)의 문진 과정에서 아버지가 최근 보행기에 의지해 운동을 하시다 힘드셔서 잠시 쉬어가려 앉다가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허리에 무리가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확실한 진단을 위해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찍어보기로 했다.

통상 건강검진도 그렇지만 촬영 후 의사소견이 나오기까지 사나흘은 족히 걸릴 것으로 알았는데 오후에 바로 결과를 알려주신다는 말씀에 인근에서 아버지와 점심식사 후 다시 의료원을 찾게 됐다.

MRI 촬영결과 아버지의 허리뼈에 금이 갔지만 그동안 통증치료(소염진통치료)를 잘 해와 많이 아물었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경추 5번, 6번 뼈가 신경을 눌러 균형감을 잃거나 젓가락질을 잘 못하시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해 한 걱정을 했다.

아버지도 그런 증세가 있다고 하셔서 경추부위를 집중적으로 다시 한 번 찍어보기로 했고 그 결과도 바로 들을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니 수술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앞으로 크게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혹여라도 어지럼증과 팔에 힘이 빠지고 균형감을 잃는 증세가 생기면 바로 내원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귀가하게 됐다.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 길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청주의료원의 원스톱 진료'에 한결 표정이 밝아지고 안도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청주의료원은 도내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일찌감치 도입해 보호자들이 간병 부담을 덜고 생업을 유지할 수 있게 했고, 양·한방 협진으로 재활치료에 혁신을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막연한 건강염려증을 해소해 준 고마운 원스톱 진료 이면에 어느 병원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시설투자에 어울리지 않게 ‘내원환자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버지의 진단 결과를 알기 위해 병원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는 동안 쾌적한 진료공간과 친절한 의료진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청주의료원에 비해 병원이 너무도 한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오른쪽 눈 황반 변성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3~4개월에 한 번씩 충북대병원을 다니고 있는 터라 도내 유일의 3차 의료 기관임을 감안해 비교한다 하더라도 의료원은 너무 한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2년 4개월여 동안 청주의료원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면서 코로나 누적 확진자 4258명을 입원시켜 치료해온 여파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가 엔데믹 상황으로 전환되면서 청주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에서 해제됐고, 이에 따라 외래 및 입원진료, 응급실, 수술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호스피스·완화의료 등 각종 의료서비스 기능이 정상화 됐지만 아직도 코로나 전담병원이었다는 인식에 도민들이 내원을 꺼리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사실 청주의료원은 그 사이 새로운 사령탑인 김영규(신경외과) 원장을 맞아 비상경영체제 전환 및 진료정상화 전직원 설명회를 갖고, 충북도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멘스사의 최신식 MRI를 도입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 건강검진센터와 기숙사를 준공하는 등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사이 러시아 의료관광객의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하는가 하면 도내 최초 장애인 친화 검진기관으로 선정됐고,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청주의료원 정문 옆으로 충북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충북도교육청, 병역명문가, 충북체육회, SK텔레콤, 청주FC와 건진센터 이용 및 지정병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충북도의 공적자금 지원만으로 청주의료원이 활성화 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도내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 청주의료원이 최신식 의료장비를 들여 놓고 지난해 9월 건진센터도 신축해 새롭게 문을 연 만큼 도내 공직자와 기업체, 교육기관 관계자 및 학생들이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극복 1등 공신 청주의료원 이용 활성화 범도민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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