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청풍면 직능단체 회원과 지역주민 80여명은 지난 19일 7t가량의 낙엽을 모아 ㎏당 250원씩 총 170만원의 수매대금을 받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제천시 청풍면 직능단체 회원과 지역주민 80여명은 지난 19일 7t가량의 낙엽을 모아 ㎏당 250원씩 총 170만원의 수매대금을 받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지난 11월 25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퇴비로 자원순환이 가능한 가로수 낙엽을 굳이 태워 미세먼지 발생을 더하는 청주시를 질타하는 논평을 냈다.

환경련은 도내 소각업체 10여 곳이 모두 청주시에 집중돼 있어 전국폐기물 소각량의 20%를 청주시가가 담당해 미세먼지의 배출원이 되고 있는데 소각량을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퇴비로 자원순환이 가능한 낙엽마저 태워 미세먼지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달여가 지난 청주시가 그럼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와 관련, 기자가 청주시에 물었다.

시는 도심에서 배출되는 가로수 낙엽에 불순물이 많아 이를 퇴비화 하는데 인건비가 더 들어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 서원구청도 하던 사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는 낙엽 수매사업을 하는 제천시도 산불예방을 위해 산에서 주로 채취한 낙엽을 퇴비화 하고 있고 이를 환경단체에 설명하니 납득하고 민원이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를 제천시에 확인해 보니 상황이 조금 달랐다. 제천시는 민선7기 공약사항으로 산불예방과 산림생태계 개선, 동절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처음 산림지역 낙엽수매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도심공원과 아파트단지, 가로수 낙엽도 상태만 나쁘지 않으면 모두 수매를 하고 있다.

산에서 나오는 낙엽도 불순물이 섞여 있긴 마찬가지로 채취해 낙엽수매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어느 정도 불순물을 걸러오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제천시는 ㎏당 250원씩에 낙엽을 수매하고 있다.

지난 19일 제천시 청풍면 주민들은 7t가량의 낙엽을 모아다 ㎏당 250원씩 총 170만원의 수매대금을 받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면사무소에 기탁하기도 했다. 청풍면사무소는 이를 동절기 취약계층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제천시의 낙엽수매 사업이 산불예방, 산림생태계 개선, 일자리 창출에 이어 이제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일거다득인 낙엽수매 사업을 청주시는 퇴비화 하는 자원순환사업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결국 혈세를 들여 소각하면서 미세먼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까지 받는 형국이 됐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주시가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상태가 괜찮은 낙엽은 퇴비화 하고 불순물이 많이 섞인 낙엽은 소각해도 되는데 의지가 부족한듯 하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전국적인 명소로 관문에 가로수터널이 자리했을 정도로 매년 10월말에서 11월 중순이면 낙엽이 많이 나오는 도시 중 하나다.

이는 한범덕 청주시장이 민선5기 재임시절에 녹색수도를 표방하고 1004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한 결과이기도 하다.

시는 낙엽이 발생하는 시기가 10월말에서 11월 중순으로 20여일에 불과하고 연속성이 없어 사업성이 없다는 변명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기에 제천시는 산불예방과 산림생태계 개선, 일자리창출, 유기질 퇴비화, 낙엽 수매대금의 불우이웃돕기 기금화를 하는 일거다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초발심자경문에 나오는 우음수성유(牛飮水成乳) 사음수성독(蛇飮水成毒)이란 말이 있다. 소가 물을 먹으면 젖이 되고 뱀이 물을 먹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다.

지광 스님은 이를 독심인지 선섬인지에 따라 나도 죽지만 남도 죽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건강한 사고를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사안이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시민들에게 가을 낭만을 안겨주는 낙엽을 대하는 두 자치단체 공직자의 자세가 너무도 대조를 이뤄 문득 떠오른 부처님의 말씀을 한 번 되새겨 봤다.

청주시는 광역소각장 내 자원재활용센터에 내걸은 ‘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자원’이란 문구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심기일전(心機一轉)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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