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충북메이커스 오피니언 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국장]교권(敎權, teachers' right)이란 말을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에 종사하는 교원의 권리. 교원의 권위(權威)로 사용되기도 한다.

넓은 의미의 교권은 교육권(敎育權)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육을 할 권리를 포괄한다.

즉 교육권으로서의 교권에는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 교사의 교육권, 학교 설립자의 교육 관리권, 그리고 국가의 교육 감독권이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어디를 가든 흔하게 듣는 말이 '교권이 무너졌다'고 한다. 교권에 대한 사전적 정의대로라면 교권이 무너졌다는 말은 '교원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위(權威)는 국어사전에서는 “1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2일 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철학사전에선 “어느 개인ㆍ조직(또는 제도)ㆍ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 이 영향력을 권위라고 부른다"고 돼 있다.

이에 따르면 권위는 이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데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것이다. 권위는 그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에 따라 도덕적 권위 또는 정치적, 과학적 권위 등으로 나뉜다. 권위는 임의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원의 권위, 즉 교권이라고 하는 것은 교원으로서 학생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교원으로서 교육의 분야에서 학생, 학부모, 타 교원들로부터 교원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학생, 학부모 및 타 교원들에게 정신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존경을 받는 것이다.

교권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감, 교장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고 교원 한명 한명이 자신의 권위를 만들어 가는 것임에도 현재의 교육계는 학생, 학부모와 교원간의 갈등이 발생한 후 이를 해결하는 것에 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마저도 적당한 합의로 문제를 덮는데 급급한 모양새다.

모 초등학교에서 계약직 근무자가 사소한 일로 학생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으나,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두가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고, 결국 학부모와 CCTV를 확인한 후 사건은 더욱 확대됐다.

또 다른 예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념교육을 하고 있음을 알고 이의를 제기하고자 해도 학부모는 그로인해 자신의 자녀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교원의 권위는 사건을 무마시키고, 아이들에게 이념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권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교원의 권위는 학생들에게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 학생들이 얼마나 닮고 싶어 하는 교원이냐의 문제인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는 야간자율학습이라는 것이 있었고, 명칭만 자율이지 강제였음에도 우리 옆 반의 담임이신 경한석 선생님은 진짜 자율학습을 실시하셨다.

매일 교장실에 불려가서 혼나신다는 것을 전교생이 알고 있음에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에 참석할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가 지나고 나서 야간자율학습 참석율이 전교 1등으로 올라갔고, 학습 분위기도 다른 반에 비해 월등히 좋았다. 신기하게도 학생들이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사고가 없어졌다.

그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은 한 반에 60명이 넘는 남자아이들로 불량서클에 가입한 놈, 사고치고 다니는 놈, 비진학(대학진학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학교로 출근해서 잠만 자다가 일찍 퇴근하는 놈까지 정말로 엉망진창인 교실에서 선생님들은 한명이라도 더 대학에 보내기 위해 안달을 했고, 결국 폭력교사가 당연시 되던 시기여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국어 선생님이 한문시험까지 담당하셨는데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1년 동안 언성한번 높이지 않았던 분이고, 항상 대놓고 지적을 하거나 혼내시기보다는 빗대어서 우회적으로 말씀을 하시면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끼리 “야, 니 얘기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선생님으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아이들에게 한자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열과 성을 다 하셨고, 학생들의 국어, 한문 모의고사 성적은 계속 올라가는 신공을 보였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그 많던 선생님들 중에 정말로 존경받는 선생님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 이외의 선생님들 역시 방법만 달랐을 뿐 교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쳤고 결국 그 존경받는 선생님들로 하여금 교권이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도 그 선생님 앞에 서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계의 현실은 교육감후보라는 분이 갈등해결 전문가 양성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을 만큼 교육계 스스로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외부 전문가를 통해 갈등을 수습해보려는 시도만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교육계 스스로 구성원들 각자의 역량을 키워서 '존경받는 선생님! 존경받는 스승님!'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 교권을 바로세우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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