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충북메이커스 오피니언 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국장]'어른이 부정된다'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예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안에선 부모가 조부모를 공경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이들이 부모를 공경할 것이며, 한 조직의 리더가 다른 조직의 리더를 존중하지 않는데 어떻게 조직원이 리더를 존중하겠는가? 어른이 어른다워야 어른으로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내 가정에는 진정한 어른이 누구인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정의 구성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또 존중은 받고 있는가?

나는 내 부모님이 밥 숟가락을 들기전에 내가 먼저 밥을 먹고 있지 않는가?  이는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을 수 있으나 어른을 존중하는 것은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핵가족시대에 출근시간도 제각각이고, 퇴근시간도 제각각으로 식사도 먼저 출근하는 사람 먼저 먹고, 먼저 퇴근하는 사람 먼저 먹는 각자 개인적인 삶을 사는 사회가 되었다.

그럼 모두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가족 모두 모여 앉아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이 먹고 있는지 묻고 싶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쉬는 날도, 심지어는 명절날도 온 식구가 같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

온 식구라고 해야 부부와 자녀 2~3명으로 5명의 가족인데, 특별한 날 온 가족이 다함께 외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결국 밥상머리교육이란 것은 애초에 상상할 수도 없고, 따라서 사회화 교육의 1차 교육을 담당하는 가정교육이 이뤄질 시간, 기회, 노력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내 아이는 가정교육도 배우지 못한 근본 없는 자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친구 중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새벽 5시에 기상하여 가족이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아이들이 등교한 후에 다시 잠을 잔다는 친구도 있다.

TV에 강형욱이라는 반려견 훈련사가 문제가 있는 개를 훈련시켜 문제를 제거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개와 사람이 한 공간에 거주하면서 개가 그 서열을 정하고 개가 서열의 맨 위에 올라서서 주인을 통제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그 서열을 재정립해 주면 개의 문제가 사라진다는 공통점을 보게 되었다.

내 가정에서도 부모가 서열의 아래고 자녀들이 서열의 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다 다 같이 외식을 하게 되면 아버지인 나는 고기나 굽고 있고, 18세 이상으로 성인이 된 아들 녀석과 딸은 먹어보라는 말도 없이 열심히 고기를 먹고 있다.

조기교육의 실패로 성인이 된 자녀들을 이제 더 이상 교육을 시킬 방법도 없고 뭐라고 이야기해 봐야 꼰대소리나 듣기 딱 좋은 꼴이다.

집에서 샌 바가지 들에서도 샌다.”는 속담이 있듯이 가정교육의 실패는 학교교육의 실패로 이어져 학생이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풍토가 생겼고, 회사의 직원이 사장을 존중하지 않고, 정당의 당원은 당대표를 존중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변하게 되었다.

어른을 존중하던 풍습은 폐습이라는 말로 한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원했던 식민지교육의 성공적인 성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말로 아름답게 포장하고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골목길에서 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워도, 이제는 공원에서 공공연하게 담배를 피우고 폭력을 행사해도, 지나친 애정행각을 벌여도 지나가는 어른(성인)들 중에 이를 제지하거나 말리는 어른(성인)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서울 교보문고 앞에서 회초리를 들고 있다가 지나가는 여성들의 치마가 짧다고 하여 회초리로 때리는 할머니가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당시에는 그 할머니를 제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경찰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은 재빠르게 달려서 그 상황을 모면하거나 동행하는 남자가 가로막아 서곤 했다지금은 잘못된 행동을 보고 회초리가 아니라 타이르는 말을 해도 오히려 욕으로 돌아오니 어느 누가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자식에게 지나가는 행인이 뭔가 훈수를 뒀다고 하면 내가 먼저 나서서 욕을 하고 있으니 내 자식은 뭘 보고 배울 수 있겠나, 내가 내 자식에게 타이르는 말을 해도 내 자식은 타인의 말을 듣는 것을 배우지 못하여 나를 꼰대라고 하고 내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나를 비방한다.

나부터 옆집 어른신의 말씀을 존중해 드리지 않는다면 내 자식, 내 주변인도 나를 존중해 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 내 자식은 본데없는 놈이 될 것이다.

나보다 어른을 존경하지는 않더라도 존중하는,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하는 행동과 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어른을 어른으로 존중하고 공경할 때 비로소 사회는 바르게 설 수 있다고 본다.

어른은 젊은이의 잘 못된 행동에 대해 따끔하게 타이를 수 있고, 젊은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어른의 말씀을 일단은 공손하게 들어주는 따듯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적받은 행동을 고치고 말고는 그 다음의 문제인 것이다.

선출직공무원이 당선되고 나면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은 내가 당선시켜 줬어라며 당선된 사람보다도 더 위에 군림하려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나가서 당선이 되지 왜 남의 선거운동이나 했나 묻고 싶다.

나는 그릇이 되지 않으니 이런저런 이유로 남의 선거운동을 해주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함에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내가 그 사람의 힘에 빌붙어 호가호위(狐假虎威) 한다면 이보다 더 우스운 상황은 없는 것이다. 내 스스로가 여우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호가호위(狐假虎威)가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어른이 부재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집단이든 어른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른의 존재를 부정하고 비난하여 나 스스로의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그로인해 우선 당장은 타인의 호응을 얻고 나의 입지를 굳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내가 먼저 타인의 비난의 대상이 돼 나 스스로의 존립기반이 없어지고 내가 먼저 그 집단에서 도태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회자되는 말들을 보면 정말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하는 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책적인 말은 없고 오로지 비난을 위한 말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이상하게도 그 비난의 말만 많이 하는 정치인이 유명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 권력기관인 국회의원들의 말과 행동이 탁한데 국민들은 오죽하겠는가.

성경에 나오는 격언으로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유명세를 탄 정치인들은 반드시 그 비난이 자신에게 되돌아 올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예언자 조국'이 탄생하지 않았는가?

이제는 정치인들도 비난의 말이 아닌 상호 존중의 말을 하고, 비난이 아닌 정책으로 국민에게 호응을 받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한 때의 흥행에 편승한 법만 제정할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타인도 나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고, 내가 어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 또한 평생 어른으로 존중받을 일은 없을 것인바, 어른을 어른으로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나 자신은 그 순간부터 존중받고 배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어른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행동을 하니 타인들은 나를 보고 아첨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권력을 가진 특정인이 아닌 모든 어른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행동임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나에게 아첨하기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 또한 모든 사람에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주변분들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언행을 100번 한다면 나의 부모도 주변분들로부터 한 번은 존중받고 공경 받을 수 있지 않을까란 '희망의 기도'를 하면서 내 부모가 존중받기를 욕심내 본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부모형제, 주변분들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언행으로 바꿔야겠다.

-표준국어대사전 어른의 의미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다.)

2.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내가 두 살 더 먹었으니 너보다 어른이다.)

3. 결혼을 한 사람.(장가도 안 간 녀석이 어른이라고?)

4. 한 집안이나 마을 따위의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쇠바우는 오십이 넘은 사나이였고, 이 화전민들의 어른 노릇을 하는 사람이었다.)

5.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자네 어른께는 상의드려 보았는가?)

-어른을 부정하는 사회 의미 변이 

1.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기 보다는 성인이 되었다고 말하고,

2. 나이가 많으면 늙은이, 노인네로, 지위나 항렬은 그 자체로 소멸된 개념이 되었으며,

3. 결혼을 한 사람이라고 하여 어른이 되었다기 보다는 결혼은 그냥 생물학적인 개념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4. 한집안, 마을, 집단에서 나이가 많으면 꼰대가 되고, 꼰대인 이상 존경이라는 것은 더 이상 없고 멸시의 대상이 되며,

5. 친구의 부모님도 역시 더 이상 어른이 아닌 너희 집 꼰대로 바뀌어 버린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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