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충북메이커스 오피티언 이재달 시민기자]수욕정이풍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 나무는 고요히 있으려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려고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한시외전에 나오는 말이다. 아마도 중학교 시절 한문시간에 배운 것으로 기억된다.

이 글귀는 청주의 유명한 서예가가 쓴 글로 청주의 한 장례식장 입구에 걸려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읽고 있다.

우리는 상투적으로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떻게 하는게 효도인지 정확한 기준도 방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그냥 상투적으로 효도를 하라고 한다.

논어 학이편에선 '부재 관기지 부몰 관기행 삼년무개어부지도 가위효의(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라고 해 자식된 자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효도인지 그 지침을 이야기 하고 있다.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다면 부모님의 마음을 살펴서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부모님의 생존시 행적을 살펴 그 뜻을 따르고, 돌아가시고 3년 동안은 그 뜻을 고치지 않는 것이 효라고 하였다.

급속한 산업화로 많은 것들이 변한 지금 TV 광고에서 조차 시골사는 부모가 외지의 자식에게 물건을 사오라고 하고, 어디서는 현물보다는 현금이라며 부모에 대한 효의 크기를 현금의 크기로 재단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이 아플 뿐이다.

물질적인 것으로 효도를 재단하다보니 부모 생전에는 매달 용돈, 무슨 날이되면 선물을 보내주면서 해외여행 다니느라 바빠서 찾아뵙지 못한다며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아닌 사육을 하고, 부모가 죽자 마자 부모의 모든 흔적을 없애고, 부모가 남긴 집과 전답마저 모두 현금화 해 각자 나눠 갖고, 각자 조금 더 갖기 위해 형제간에 싸움을 하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그에 반해 자식을 사육하지 않고 양육하면서 사랑으로 키운 가정에선 생전에는 부모님을 따듯한 말과 행동으로 모시며 수시로 부모님을 찾아 뵙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조금이라도 더 그 흔적을 오래오래 기리기 위해 노력하고, 형제자매 간에 재산을 분배해도 각자 그 분배받은 재산이 아무리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부친의 생전에는 그 뜻을 잘 따르는 자식이었는지지금은 연로하신 모친의 뜻을 잘 따르고는 있는 것인지 말이다. 

논어 리인(里仁)편에선 사부모 기간 견지부종 우경불위 노이불원(事父母, 幾諫, 見志不從, 又敬不違, 勞而不怨)이라고 해 부모를 섬김에 있어선 부모님에게 간언을 올릴때에도 부드럽고 완곡하게 간하며, 부모님이 나의 간언을 들어주지 않음을 알더라도 부모님을 공경하고 부모님의 뜻을 어기지 않으며, 꾸지람을 들어도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모친이 연로하여 잘 모른다는 이유로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연로하신 모친이 잔소리 한다고 싫어하고, 짜증을 내고 있지는 않은지.

가정의 달을 맞아 스스로를 반성해 보고, 지금부터라도 살아 계시는 모친의 뜻을 받들어 그 뜻을 거스르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부친께서 떠나시고 시골에서 혼자 계시는 어머님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달래 드리고자 매일 전화를 해야겠다고 했으나 잊어 먹기가 일쑤였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시간을 정해서 전화를 하자는 마음을 먹고 매일 퇴근하면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할 말도 없고 그냥 별일 없죠?”가 대화의 전부였고, 어색했으나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냥 자연스러운 대화를 한다. 회식이나 모임 등으로 전화를 못하면 오히려 어머님께서 무슨 일이 있냐고 전화를 하신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쳤으니 또 불효를 저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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