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달 법무사나정윤사무소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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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메이커스 오피니언 이재달 시민기자]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에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란 글귀가 있다.

직역을 하면 '어떤 일을 대함에 있어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뜻이다.

위 글에서 (볼시)(볼견)은 보다라는 (들을청)(들을문)은 듣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쓰임은 ‘TV 視聽(시청)’, ‘見聞錄(견문록)’, ‘견문을 넓히다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로 각각 다르게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내면의 의미가 전혀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시(視)와 청(聽)은 심부재(心不在)인 상태에서 보고 듣는 것으로 는 자동차운전을 하면서 視野(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을 무심하게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것이고, 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 역시 무심하게 흘려듣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TV視聽한다고 하지만 영화는 관람(觀覽)한다고 하여 관람은 영화를 자세하게 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견(見)과 문(聞)은 견문록이라는 말에서 잘 표현돼 있는 것처럼 은 어떠한 견해(見解)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어떠한 대상에 대해 주위 깊게 관찰하는 것이고, 은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일들을 시청자의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견문의 마음으로 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지금까지 시청의 관점으로 보아왔다면 앞으로는 견문의 마음으로 생활해야 할 것이다.

요즘 위정자들을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국민을 위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그러한 위정자들의 모습이 가식적으로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정당정치 국가이지만 위정자들은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의 권력쟁취만을 위한 정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정치를 함으로써 국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 지고 있다.

국민들이 느끼기에 위정자들은 국민의 말과 뜻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국민들이 처한 현실을 주위 깊게 살피지 않으므로 인해 국민은 위정자들이 국민들을 위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뭔가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 또한 영화감상이 아닌 TV 視聽하듯이 시청자의 시각으로 위정자들을 바라보니 결국은 일부 편협하고 선동적인 언론의 이야기를 자신의 생각이 없이 心不在인 상태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위정자들의 말을 들을 때면 그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물음을 던지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이러한 물음을 던질 때 위정자들은 국민을 두려워 할 것이며, 나 스스로 인격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시청자의 시각으로 위정자를 바라보면서 위정자를 아무리 욕해봐야 그것은 공허한 소음에 불과할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대사 중 어차피 국민은 개, 돼지들”, “영화가 끝나면 알겠죠. 지가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었다는 걸이란 대사가 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인생이란 영화의 주연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주연인 내 자신이 주변의 상황과 여건에 의해 그냥 떠밀려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내가 내 인생의 조연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국민 모두가 내 인생의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을 때 위정자는 국민을 두려워 할 것이며, 국민은 국민으로서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하고 항상 견문의 마음으로, 위정자들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위정자들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국민을 기망해 표만 갈구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국민을 위한 정사를 펼쳐야만 국민과 괴리되지 않고 국민과 하나가 되는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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