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김영환 충북지사가 3일 오후 여름휴가 기간임에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권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지역현안을 챙겼다는 홍보를 하면서 '조변석개(朝變夕改)'식 그의 행보에 혼란스러워하는 충북도 공직자들의 볼멘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7월 26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북도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평일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문화 조성 및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제시하면서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공직문화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월화수목금금금'이란 워커홀릭 이시종 전 충북지사를 연상케 하듯 휴가 기간에도 일하는 김 지사의 동정 소식은 '새로운 충북'과는 달리 누구와 너무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 지사의 휴가 기간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이지만 휴가중에도 그의 1호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충북관광 구상을 위해 도내 호수를 둘러보고 이날 지역 현안과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지원 요청을 위해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는 전언이었다.

이날 자리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양금희 대변인 등 중앙당직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미래 신산업 맞춤형 AI(인공지능) 영재고 설립 △청주도심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대청호와 충주호 규제완화 등 지역현안 15건의 내년도 정부예산 반영을 자당에 요청 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기간이라 하더라도 도백으로서 지역의 현안을 챙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충북을 강조하며 근무유연제와 퇴근시간 엄수를 강조했던 김 지사가 자당의 충청권예산정책협의회 일정을 감안해 휴가기간을 사전에 조정할 수는 없었는지, 워커홀릭인 충북지사를 지켜보면서 과연 마음 편히 휴가를 즐기며 지역경기 진작에 나설 간 큰 공무원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김 지사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농민수당 증액과 출산·육아수당 확대, 효도수당 신설 및 증액 등 각종 현금성 복지공약을 내세웠다가 충북도 재정상황을 고려해 후퇴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그의 1호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충북관광을 위한 용역비 10억원이 아까워 철회했다는 소식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차 없는 충북도청 운영을 시범 제안하면서 시범운영 기간을 갖고 있기도 하다.

공약이란 것이 본래 실현 가능성 여부를 따져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역의 리더가 자신이 공언했던 '새로운 충북을 위한 공직문화 개선 제안'마저 이랬다저랬다 해서야 공무원들이 일관성 있게 제대로 따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야말로 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친다는 사자성어 '조변석개(朝變夕改)'가 아닐 수 없다.

아침에 내린 명령을 저녁에 바꾸는 일관성 없는 리더를 모시는 충북도 공직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워커홀릭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업무스타일은 화두를 던져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따먹는 신중함에 조금은 답답해도 실수가 적었다고 한다.

그런데 새로운 충북을 만들겠다는 김 지사의 경우 새로운 시도를 하려 너무 많은 것을 던지다 보니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되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실무자들에게 맡겨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부디 더 이상 김 지사가 조변석개 하지 말고 새로운 충북 건설을 위한 방향타를 제대로 잡아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