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데스크진단=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바둑에서 자기의 수를 줄여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돌을 자충수라 한다.

이 말은 일상에서 스스로 한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비유하는 말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란 말로도 많이 쓰인다.

민선7기 출범 3주년을 맞은 이시종 충북지사가 7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역현안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일부 도민들의 우려의 시각을 묻는 질문에 한 발언이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이 지사는 청주도심통과 충청권광역철도 노선이 지난달 29일 국토부가 발표한 대안노선에 포함됐고, 앞서 행복청에서 실시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기존 충북선(0.49)에 비해 비용편익이(B/C)이 높은 0.87로 나와 최종 노선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동안 청주도심통과 노선이 도심철도 노선 성격이 강하고 광역철도 노선으로 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충북선을 강조해 왔다.

이는 차치하더라도 경제성이 그리 높은데 국토부가 이를 망각했다면 그동안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해 온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또 하나 이 지사는 사전에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청주 도심통과 쟁취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 등의 활동을 통해 이미 대다수 시민들이 이에 동의했고 반대의견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대수롭지 않은 듯 얘기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한범덕 청주시장마저 ‘적자철’을 우려해 초기 적극적으로 청주도심통과 노선 유치에 나서지 못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 한 시장은 지난 5월 27일 63회 청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시정 질의에서 김태수(국민의힘·청주 나선거구) 의원의 ‘시민동의와 경제성’을 묻는 질문에 2030년 하루 약 4만9000명이 이용할 경우 연간 수익이 27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100억~200억원의 운영적자가 예상된다고 인정했다.

한 시장은 여기에 만 65세 이상 노인 손실보전을 고려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질 수 있음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청주공항에서 도심을 거쳐 오송으로 가는 지하철 건설비용이 1조3891억원으로 지방비 분담액 30%의 절반인 466억원은 청주시 재정형편상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애초에 양반도시의 어리석음으로 출발한 철도 소외도시의 한을 풀겠다며 지하 30m 지하철 노선 설치계획을 추진한 것부터가 무리는 아니었는지 이쯤 되면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에 도백인 이 지사는 한 시민단체의 활동만으로도 청주시민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한 것처럼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까.

청주 도심통과 광역철도 노선 유치운동이 한창일 때 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범시민비대위가 ‘청주시민 더 나아가 충북도민의 대표성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론을 제기하는 글들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어떻게 답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근 사전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한 서청주~증평 구간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과 관련해서도 이 지사는 자신의 지난 11년 유치를 위한 고행을 치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정부에서 잉태돼 참여정부시절 자라던 태아가 MB정부에서 사산돼 문재인정부에서 부활했다고 자랑해, 내년 대선과 지선을 겨냥한 치적 자랑하기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됐다.

그런데 이 지사는 기억하고 있을까 충북도 산업전반의 물류교통의 중심선로가 중부고속도로라며 MB정부시절 제2경부고속도로 계획에서 출발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동세종(남이분기점) 유치에 정치적 이유로 침묵했던 자신의 지난 행보를 말이다.

또 치적 애드벌룬 띄우기의 적잖은 실패 사례로 △이란 2조원 투자유치 실패 △청주MRO사업 추진 실패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높게 나온 중부고속도로 전 구간 확장사업 예산 반납 사례 등이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갈수록 미세먼지와 감염병 사태 등 환경 재난재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지사는 전국 1위 산업단지 조성 인프라 확충과 투자유치를 침이 마르도록 자랑할 일인지 스스로 돌아보고 남은 임기 1년 ‘경제 1등도 충북도 만들기’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일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감히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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