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편집장.
경철수 편집장.

[데스크칼럼=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송이주는 버섯 중에 으뜸으로 꼽는 송이버섯으로 빚은 약주입니다. 오늘 우리나라 1, 2당 대표의 토론회가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약주가 됐으면 합니다."

21일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마련한 이른바 '송·이 대첩'이라 불리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토론회 진행을 맡은 주영진 앵커가 남긴 말이다.

사실 기자는 이 토론회가 성사될 때만 해도 내년 3.9대선과 6.1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할 양당의 대표가 잠시의 인기에 눈이 멀어 자기의 정치를 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대표는 '그림자(킹메이커)'가 돼 주인공들을 부각시키고 중요한 선거를 잘 치러내야 하는 '관리형 대표'들이 돼야 한다는 게 평소 내 소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이대첩'이라 불리기엔 너무도 '화기애애'했던 양당의 대표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어쩌면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를 기대해도 되겠다는 희망이 조금은 생겼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사례를 들며 옛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을 비판하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이 할 말은 하며 협치를 이야기하는 야당대표의 참다운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기자는 '배신의 아이콘, 이준석'을 좋아하지 않았다. 또 기자는 '세대교체' 보다는 '세대공존'의 정치를 바라왔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는 사람이 바뀌어야 정치가 변한다는 논리이지만 잘못 바뀌면 이전보다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사회에 필요한 협치와 연정의 출발점은 역시 세대공존의 정신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다.

각설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처럼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청와대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사과를 일축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답변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그가 종전의 '내로남불'의 패거리정치를 하던 민주당의 주류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해 희망이 생겼다.

언젠가 기자는 '반성하는 공직사회가 건강하다'란 칼럼을 썼던 기억이 난다. 반성은 스스로 잘못을 알고 뉘우칠 때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대선에서의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의 공모여부에 대해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로 대신했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이제 궁금하지도 않다. 그 만큼 민주당정권은 대국민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죄악이란 것이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도는 한 장의 사진과 댓글이 사이다란 '웃프'가 전해지고 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인 고민정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또 해냈다’며 확보된 백신량을 내걸은 현수막 사진 아래에 "고 의원님, 그 많은 백신 어디에 두셨는지 제발 저도 좀 맞게 해 주세요"란 글이 달린 것이다.

광화문 집무실은 안전상 어렵다 했더라도 연설문 보좌관이 써준 영혼 없는 글을 낭독하는 대통령 보다는 언론의 지탄을 받더라도 "대통령 못해먹겠다"며 그래도 솔직했던 그분이 왜 이리도 그리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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