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 레드카펫을 깔고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영웅과 유가족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이란 제하로 열린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최원일(예비역 해군 대령) 전 천안함장과 전준영 예비역 병장을 비롯한 장병들,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이자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해 달라고 했던 윤청자 여사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또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중상을 입은 이희완 해군 중령과 2015년 DMZ 수색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접견실에서 식사에 앞서 천안함 46명의 용사와 천안함 실종자 구조 과정서 순직한 한주호 준위, 연평해전의 여섯 분 용사, 연평도 포격전 두 용사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와 감사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나라를 지킨 영웅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고 그 마음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또 호국영웅들의 희생을 이제껏 국가가 제대로 예우하지 않았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문재인정부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이날 예우는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비견될 정도로 극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발언 후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고 최 대령은 바쁜 국정에도 잊지 않고 찾아준데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 나라에서 저희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족이고 생존 장병이었다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연평도 포격전의 유가족이 이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말에 윤 대통령이 '사과 받을 필요 없이 재발 시 원점타격으로 대응하면 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물론 북한의 모든 도발에 무조건 원점타격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위권 행사를 위한 의지의 표명이었다는 대통령실의 부연 설명도 있었다.
어쩌면 문재인정부의 대북 저자세 외교와 차별화 된 할 말은 하는 당당한 외교이자 사이다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대통령의 발언에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연평해전의 유가족들은 과거 북한의 도발에 의한 피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사과를 할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정부가 나서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는 선언적 의미의 행위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호국영웅의 곁에 국가가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원점타격을 이야기했다.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미래 추가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얘기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또 적어도 윤 대통령이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을 열었다면 자신의 주장보다는 호국영웅과 유가족들의 얘기에 귀담아 듣고 상처를 보듬어 주면서 국가가 곁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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