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경철수 충북메이커스 편집장

[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3.9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갈수록 대선판이 과열되면서 상대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니 정작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도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드러난 선거 트렌드는 바로 작지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확실한 행복 공약인 '소확행(小確幸)'이나 마음을 울린다는 '심쿵' 공약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같은 소확행이나 심쿵 공약은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소확행 내지는 심쿵 공약이 있어 노트북을 열었다.

요즘 아버지는 한 달에 한번 충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우안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해 주사를 맞고 계시다.

사전 검사부터 받고 눈에 직접 주사를 맞기까지 진료예약을 하고 가도 하루 3~4시간은 꼬박 걸려 오후 일정을 다 비워야 할 정도로 기다림의 연속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아버지 치료가 끝나면 저녁때가 된다.

6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가 먼저 떠나시면서 아버지는 홀로 시골집을 지키고 계시다. 이 시간에 아버지가 시골집 들어가시면 혼자 식사 차려 드시기 그럴 것 같아 좋아하시는 쇠고기순두부국밥이나 사 드리려고 찾은 식당에서 ‘병원비는 네가 냈으니 밥값은 아버지가 낸다’며 1만원권 두 장을 꺼내 들다 손에서 자꾸 미끌어지자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시내에 볼일이 있어 자주 나오시는 아버지가 식당에 들렀다가 식사를 하신 뒤 계산을 하려 돈을 꺼내는데 손이 건조해 잘 잡히지 않자 침을 묻혀 꺼내자 식당주인이 침 묻힌 돈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 말씀이 나이가 드니 손이 건조해 지폐가 잘 잡히지 않아 한 일인데 코로나19 시국에 방역패스까지 통과해 식사를 마쳤는데 우스개로 받아들이기에는 참으로 야박(野薄)하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바를 수 있는 손 보습제 로션을 사 드리게 됐다.

소확행이나 심쿵 공약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 몰라도 '동네 이장' 같은 작은 울림을 받은 국민들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번 유력 대선후보들에게 소확행 또는 심쿵 공약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보습제 무료제공 공약’을 제안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현장감 있는 서민공약이자 노인을 위한 공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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