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메이커스 경철수 기자]얼마 전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청주지회가 2학기 전면등교를 앞두고 내놓은 조사결과가 눈길을 끈다.
충북지역 학부모 83.1%가 전면등교를 찬성했고 16.9%는 반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코로나19 시국에 무엇보다 아이들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야 했기에 더욱 눈여겨보았다.
도내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자녀들의 기초학력 부진 등 학력저하(67.7%)와 인터넷 중독 및 정서활동 장애(44.9%), 불규칙한 생활습관(27.1%), 공교육 불신 및 사교육 팽창(17.7%), 돌봄공백 및 학부모 부담 가중(17.2%) 등을 이유로 전면등교를 찬성한다는 얘기였다.
반면 전면등교에 반대하는 학부모의 10명중 6명은 학부모의 백신접종 미완료로 인한 가정에서 학교로의 코로나 감염 전파 우려(63.5%), 집단감염 시 대책 부재(61.8%), 15세 이하 청소년이 맞을 수 있는 백신 안정성 미확보(2.8%), 교사의 백신접종 미완료(15.8%), 학교방역에 대한 불신(3.8%)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마디로 전면 등교애 대한 기대가 우려에 비해 앞서지만 저변에는 학교방역에 대한 만족도(69.5%)가 높아 가능한 조사결과가 아닌가 싶다. 또 이는 학생의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 관리강화(72.4%)에 대한 교육현장의 신뢰감이 바탕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부문 공감하지만 평소 아이들의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마트기기 사용빈도가 높아지는데 대한 걱정이 컸던 터라 자연스럽게 생활지도 부분에 대한 우려에 공감이 됐고, 눈길이 갔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해 온라인 수업을 받던 두 아이가 어느 정도 진정돼 등교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병행하게 됐을 때 했던 말이다. 아이들에게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니 좋지” 하고 묻자, 아이들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등교수업을 해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쉬는 시간에 친한 아이들과 잠시 얘기하는 것 이외에는 비말감염을 우려해 학교에서 대화를 일체 못하게 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에서 청주대 차천수 총장도 최근 1, 2학년 2학기 전면등교를 발표하면서 비대면 수업은 학생들에게 캠퍼스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교유관계, 사제관계를 충족하지 못하고 이대로 사회에 진출하면 지적 공동체에서 받아야 할 훈련과 경험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을 것이다.
평소 붙임성이 좋아 친구를 잘 사귀고 학급반장이나 부반장을 자주 했던 아이들이라 한 학기가 다 지나 저녁식사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제 새로운 친구들 많이 사귀었지?”란 질문에 역시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초등학생 아이는 SBS월화극 라켓소년단을 보고 내일 얘기를 하자는데 자기는 재미가 없어서 보기 싫은데 내용을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할 수 없어서 억지로 봐야 한다는 얘기였다.
중학생 아이도 비슷한 얘기였다. 자신은 SBS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고 19금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들이 재미있다며 이를 보고 내일 대화를 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 모두 SBS드라마로 최근 안방극장을 달구며 상종가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월화극 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리얼 성장드라마로 5%대 시청률로 8회 연속 동시간대 월화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즌3까지 이어지고 있는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1번지, 교육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으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로 17.5%의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스카이캐슬 이후 이른바 이런 막장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기자라 아이들의 고충을 조금은 이해했다. 청소년 성장드라마로 가족모두가 볼 수 있는 라켓소년단은 차치하더라도 19금 펜트하우스를 우리 아이에게 보도록 해야 할지를 두고 그날 밤 애들 엄마와 잠들지 못하고 함께 걱정을 했다.
코로나로 아이들 생활이 불규칙해지다 보니 밤 10시가 늦은 시간이 아닌지 몰라도 두 드라마 모두 한주를 시작하거나 마감하는 요일의 늦은 밤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연 이 드라마들이 아이들의 학교에서 대화 소재로 적당한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선생님들은 이런 아이들의 트렌드를 알고 있을까?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할 때 이런 19금 막장드라마의 폐해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줬으면 하는 게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데스크칼럼]무책임한 민주당 지도부
- [데스크칼럼]30대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이 주는 메시지 리뷰
- [데스크칼럼]대통령의 아집
- [데스크 논평]또다시 ‘충북 들러리론’
- [데스크 논평]소비자 마음 몰라주는 충북경제 지킴이 발대식
- [데스크진단]민주당 충북정치권 정치력 시험대 올라
- [데스크진단]롯데칠성음료 청주공장의 강릉공장 통·폐합설 시작은(?)
- [데스크진단]롯데가 청주를 떠난다는데… 안일한 청주시 대응(?)
- [데스크 진단]청주 일부 시립도서관 도에 지나친 주차단속 빈축
- [데스크진단]"청주시민 입주 공동주택, 돈은 타 지역으로…(?)"
- [데스크 진단]4.15총선 청주선거구 대진표 확정 유·불리 셈법은?
- [데스크 칼럼]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돼야
- [데스크 논평]생계곤란 40대 가장에게 나라는 없나(?)
- [데스크 진단]충북 정치신인들이 쥔 카드 인적쇄신론과 세대교체론 먹힐까(?)
- [데스크 논평]생활고에 가족동반 극단적인 선택 대책은 세웠나(?)
- [데스크진단]벼랑 끝 전술은 배울 수 없나(?)
- [데스크 진단]'회전문 인사'…조국 법무장관 내정에 떠오르는 '만고도목(萬古都目)'
- [데스크 진단]또다시 시험대에 오른 이시종 충북지사의 리더십
- [데스크칼럼]소크라테스를 비웃는 민주당
- [데스크칼럼]송·이·주 토론회가 남긴 단상…"청와대는 사과해야"
- 김병우 충북교육감, 충북교육회복종합방안 발표
- [데스크칼럼]‘내로남불’식 충북도 방역수칙 적용 빈축
- [데스크 칼럼]불편한 학교가기
- [데스크 칼럼]누구를 위한 투자유치 100조원 달성(?)
- [데스크칼럼]어느 대선후보의 기본사회위원회 출범에 즈음하여
- [데스크칼럼]‘깜깜이 지방선거'를 우려 한다
- [데스크칼럼]아버지와의 저녁식사
- [데스크칼럼]이재명 대선후보의 국민통합정부 제안 모순
- [데스크칼럼]공명선거와 부정선거, 에피소드
- [데스크진단]코로나 확산세에 추억의 도시락이 되살아난다
- [데스크진단]심판이 선수를 차출한 불공정한 정치 역풍 불까 우려
- [데스크칼럼]민주당 만을 위한 나라에 대한 우려
- [데스크진단]‘충청의 아들’로 만족해야 하나?
- [데스크진단]윤석열 대통령의 동문서답 호국영웅 모시기
- [데스크칼럼]예수를 세 번 부정한 베드로와 ‘윤건영 충북교육감’
- [데스크칼럼]눈 잘 치우는 남상우 청주시장이 그립다
- [데스크칼럼]학교폭력 예방, 가해교사도 있습니다
- [데스크칼럼]건강염려증을 치료해 준 청주의료원 원스톱 진료
- [데스크칼럼]참 나쁜 정치 ‘깜깜이 선거’